“메가뱅크, 그런 말 누가 했나… 금융산업 효율적 재편이 관건”

  • 동아일보

김석동 금융위원장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 2분기에 나올 것”

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은 23일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은행의 규모를 키우는 이른바 ‘메가뱅크(초대형 은행)’론과 관련해 “덩치보다 효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메가뱅크라는 말을 누가 지어냈느냐,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메가뱅크’라는 용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어 김 위원장은 “금융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메가뱅크론자로 알려진 강만수 전 대통령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산은금융지주 및 산업은행장에 취임하면서 ‘메가뱅크론이 힘을 얻는 게 아니냐’는 금융권 안팎의 관측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강 회장 역시 22일 있었던 첫 기자 간담회에서 “감독(금융당국)과 배우(산은금융지주)의 역할은 나뉘어 있다”며 자신의 산은지주 회장 취임 이후 불거진 메가뱅크 등 현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날 김 위원장은 산재해 있는 금융권의 현안에 대한 생각도 드러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다시 시작하기 위한 로드맵이 이달에 나오느냐는 질문에 “3월은 이미 다 지나갔기 때문에 이달에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2분기 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가계부채 종합대책도 2분기에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정책금융공사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는 “통합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고 시장 재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급할 것은 없고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다.

이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과 관련해 “통상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이 다시 문을 여는 데 2년가량 걸렸지만 우리저축은행은 (영업정지) 2개월 만에 정상영업을 한다”며 “이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축은행은 이제 별 문제가 없다”고도 말했다. 한편 자신의 발언으로 촉발된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연봉 인상 논란에 대해서는 “안 되는 걸로 나오더라”라며 말을 아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