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삼겹살값은 20% 뛰었다

  • 동아일보

대형마트 할인폐지 움직임… 설 이후도 불안

전국의 돼지 5마리 중 1마리가 땅에 묻힌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가 21일 기준으로 발생 54일째를 맞으면서 돼지고기 값이 전년 대비 20% 이상 치솟고 있다. 정부는 설은 물론이고 설 이후에도 가격 급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21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전국 소매시장에서 돼지고기 삼겹살(중품·500g 기준)은 평균 9498원에 팔렸다. 이는 전년 동기(7888원)나 평년(7486원)보다 2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일부 지역의 삼겹살 값은 최고 1만3400원까지 치솟았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할인행사 상품을 제외하면 실제 동네 소매점에서는 1만1000∼1만3000원대에 삼겹살이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6900원 균일가’ 등 삼겹살 할인행사를 진행해 왔던 대형마트들도 조만간 돼지고기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이마트는 이미 20일 삼겹살 가격을 6900원에서 8400원으로 21.7% 인상했다. 이마트 측은 “삼겹살은 ‘상시 저가 품목’으로 선정하고 싼값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겹살 할인행사 중인 롯데마트 관계자도 “행사가 끝나는 다음 달 5일 이후부터는 원가를 반영해 값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현재 돼지고기 출하가 전년보다 20%가량 감소해 도매시장 가격도 30% 이상 크게 오르는 추세”라며 “설 성수기는 물론이고 설 이후로도 그 여파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식품부는 제한적으로 돼지고기 도축 물량을 확대하고 냉동 삼겹살 등 수입물량을 확보해 가격 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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