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이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물가 집중감시 품목으로 지정했던 52개 품목(‘MB물가’ 구성품목) 가격도 크게 올랐다.
12일 한국수입업협회(KOIMA)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의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지수화한 KOIMA 지수는 지난해 12월 365.27을 기록, 전월(346.31)에 비해 5.47% 상승했다. KOIMA 지수는 6개월 연속 상승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2008년 8월(411.34) 이후 28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농산품, 광산품, 유무기원료, 유화원료, 섬유원료, 철강재, 비철금속 등 모든 부문에서 수입원자재 가격이 상승세였다. 특히 수요 증가로 가격이 크게 오른 유화원료가 10.57%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고, 철강재(9.43%)와 농산품(5.44%)도 큰 오름세를 보였다. 천연고무나 커피 원두 등 일부 품목은 기상 악화, 재고 부족 등으로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투기 자금까지 가세하면서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수입업협회 관계자는 “원자재는 통상적으로 구매 이후 선적, 운송, 제조 과정을 거쳐 3개월 정도 지나 제품으로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는 몇 달 뒤 소비자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소비자 물가도 오름세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52개 ‘MB물가’ 구성품목 중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이 38개로 73%에 달했다.
이들 품목 가운데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것은 무와 배추로 각각 177.7%, 170.9% 올랐다. 또 파(88.4%), 마늘(85.4%)도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로 가격이 급등했으며 고등어(59.2%), 사과(39.9%) 등 수산물과 과일도 가격이 크게 뛰었다. 물가가 크게 오른 품목들은 대부분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으로 지난해 폭염과 가을장마, 이른 한파와 같은 이상기후로 정부가 수급을 늘렸음에도 가격이 올랐다.
한편 통계청은 설을 맞아 12일부터 무와 배추, 마늘 등 농축수산물 16개 품목과 목욕료, 이·미용료 등 개인서비스품목 6개를 포함한 22개 설 성수품에 대해 매일 가격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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