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디슨 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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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43.5% 인수키로…헬스케어 시너지 기대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제조회사인 메디슨을 인수한다.

삼성전자는 사모펀드인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메디슨의 지분 43.5%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6.7%로 5위권이고, 국내 시장에선 35%를 차지하고 있는 ‘알짜기업’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메디슨 매각 과정과 관련해 진행 중인 주식매각금지 가처분소송 해결을 전제로 메디슨 지분 43.5%와 메디슨의 관계사인 프로소닉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칸서스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사업 역량을 초음파 진단기기 분야에 접목해 신성장 동력인 헬스케어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방상원 HME 사업팀장(전무)은 “메디슨의 인재와 경험을 최대한 살리면서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브랜드력, 글로벌 경영능력을 융합해 의료기기 분야를 글로벌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까지 뛰어들면서 치열했던 메디슨 인수전이 삼성의 승리로 돌아간 것은 오랜 사전준비와 함께 오너가의 인수의지가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바이오 및 의료기기 사업의 추진 속도가 부쩍 빨라졌다”며 “(메디슨을 둘러싼) 가처분 소송으로 연내 인수가 어려워질 수도 있었지만 삼성이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슨은 최근 기업호민관 직을 사퇴한 이민화 씨가 1985년에 설립한 국내 벤처 1세대 기업이다. 벤처기업이란 용어마저 없었던 척박한 기업 환경에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초음파 의료기기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2002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2006년 칸서스자산운용에 인수된 뒤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지난해 매출 2073억 원, 영업이익 306억 원을 거두는 등 회생에 성공했다. 헬스케어 업계는 메디슨의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이르고 100여 개국에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등 판매망이 탄탄해 삼성전자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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