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약속 못지킨 ‘한미 FTA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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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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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시간 더 필요하다”이르면 이달중 ‘연말 타결’ 목표로 다시 협상

李대통령-오바마 ‘동맹의 포옹’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11일 청와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뒤 포옹하고 있다. 한미 자유 무역협정(FTA) 실무협상이 매듭지어지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고 정상회담에 임한 두 정상은 ‘계속 협상’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李대통령-오바마 ‘동맹의 포옹’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11일 청와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뒤 포옹하고 있다. 한미 자유 무역협정(FTA) 실무협상이 매듭지어지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고 정상회담에 임한 두 정상은 ‘계속 협상’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쟁점 협상이 양국 정상이 약속했던 1차 시한(11일)을 지키지 못하고 타결에 실패했다. 한미 협상 대표단은 이르면 이달 안에 미국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 ‘연말까지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FTA에 대해 “세부적 사안을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으며 양국 통상장관이 가능한 한 이른 시간 내에 상호수용 가능한 합의를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양국 통상팀들이 계속 협의하게 될 것이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도 “한미 FTA를 제대로 한다면 양국 국민에게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양국 (협상)팀이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쉬지 않고 노력해서 타결하도록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한국 협상팀을 워싱턴으로 보내 앞으로도 계속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양국 정상이 사실상 타결 시점까지 약속하고 한미 통상장관회담이 3일간 진행됐는데도 타결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양국 간 시각차와 국내 정치적 부담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미 측 요구의 하한선이 한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한선 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미 측이 미국산 자동차 수입을 사실상 강요하는 수준의 요구를 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한미 정상회담 직후 미국 기자들에게 “(협상의) 상당 부분을 자동차 문제 조율에 할애했다”며 “미국 관리들은 미국 자동차산업을 위해 시장 접근의 불균형을 반드시 해소해야만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을 경우 야당의 반대, 국민적 반발 등 정치적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이번 협상 결렬의 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협상 대표들이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협상 타결을 선언할 경우, 협상이 끝나기도 전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 반대를 선언한 야당들의 직격탄을 이 대통령이 맞아야 하는 정치적 상황이 염려됐다”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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