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세중나모 압수수색]“올 것이 왔다” 긴장의 정치권

검찰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사무실 압수수색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올 것이 왔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천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깊은 인연’에 비춰 볼 때 검찰 수사의 방향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담담한 표정이다.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정치적 판단을 갖고 의도적으로 사정 정국을 조성한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의혹이 있으면 해명하는 게 검찰의 의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의 한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C&그룹 수사가 구 여권(현 야당)을 향하고 있는 시점에서 천 회장에 대한 수사는 여야를 떠나 본격적인 정치권 수사에 나서겠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대통령과 가장 친한 천 회장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진다면 야당의 편파사정 논리가 무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천 회장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정당국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을 직접 겨냥한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야당 인사에 대한 수사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천 회장의 수사는 천 회장 개인이 원래 문제가 많아 더 보호할 수 없는 단계에 왔기 때문이 아니냐”며 “현재 우리 당 의원 가운데 이런저런 건으로 수사를 받는 의원이 상당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가 정치적 의도가 있다면 당운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