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동시다발 세무조사에 바짝 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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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신세계푸드 등 4년만에 정기조사
태광-C&수사 겹쳐 “사정칼날 겨누나” 불안

대기업 사정(司正) 바람이 부는 가운데 유통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동시다발로 진행되면서 유통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달 초부터 GS그룹의 유통계열사로 ‘GS수퍼마켓’과 편의점 ‘GS25’가 주력인 GS리테일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2006년 정기 세무조사에 이어 4년 만의 정기 조사”라며 “다음 달까지 2개월 정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올해 초 롯데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1조3000억 원대에 매각한 바 있어 매각대금 등 자금 흐름에 세무조사가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당초 이번 조사는 여름에 예정돼 있었으나 백화점과 마트 매각 때문에 한 차례 연기됐다가 이번에 실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2006년 이후 4년 만의 정기 조사”라며 “9월 중에 2주 정도에 걸쳐 조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2001년 코스닥에 상장됐고 올해 초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옮겼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전 상장과 관련한 주식 이동, 공모자금 흐름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들은 “특별한 배경이 없는 정기 세무조사”라며 의미를 축소했지만 유통업계는 “때가 때인 만큼 사정 칼날이 유통업계 쪽을 겨누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최근 한화와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에 이어 대검 중수부가 나서 C&그룹을 수사하는 등 사정 바람이 강하게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업계는 대기업 슈퍼마켓(SSM) 문제 등 상생(相生)에 대한 강한 압박에 더해 최근에는 대통령까지 나서 농산물 유통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대표 주자인 롯데그룹도 당국의 이런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건설에 대해 이달 초부터 특별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 세무조사와 관련해 유통업계의 한 임원은 “이번 조사가 특별히 어떤 배경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털어서 먼지 안 나오기 힘든’ 유통기업으로서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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