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F1]시승기/ 크라이슬러 신형 ‘그랜드 체로키’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조~용하다, 도심형으로 진화한 지프


자갈과 흙이 뒤섞인 인천 영종도의 비포장도로 위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작은 돌조각들이 ‘와다다다’ 차체 바닥에 부딪혀 왔다. 길가 관목의 잔가지와 나뭇잎들은 차 유리창을 때렸다.

매끈하게 포장된 도로를 달리다 비포장도로로 내려왔을 때 차가 심하게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드라이브모드를 ‘샌드/머드 모드’에 놓고 달리니 바닥에 착 붙은 듯한 안정감이 있었다. 소음도 크지 않아 차안에서 음악을 듣기에 무리가 없었다. 차 표면에 ‘안티 스크래치’ 코팅이 돼 있어 튀어 오른 돌조각과 잔가지로 생채기가 잘 생기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크라이슬러코리아가 12일 출시한 신형 그랜드 체로키는 ‘프리미엄 UAV’를 표방한다. UAV는 ‘어번 어드벤처 비히클(Urban Adventure Vehicle)’의 약자다. 도심의 포장도로와 야외의 비포장도로 모두를 달릴 수 있는 차량이라는 의미다.

이 차에는 총 5개의 드라이브 모드가 있다. ‘오토모드’는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풀타임 4WD 모드이고 ‘샌드/머드 모드’는 접지력을 높여 젖은 잔디나 모래, 진흙이 있는 노면에서 사용하도록 한 모드다. 맑은 날 포장도로에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모드’, 눈길 전용 모드인 ‘스노 모드’, 그리고 비포장도로 전용 모드인 ‘록 모드’가 있다. 노면 상태에 따라 세팅을 달리해 운전할 수 있다. 차체 높이를 5단계에 걸쳐 총 106mm까지 조절하는 에어서스펜션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외형 디자인은 기존 ‘지프(Jeep)’의 터프하고 딱딱한 이미지에서 부드럽고 풍성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이 역시 도심과 야외에 모두 어울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크라이슬러의 생각을 반영한다.

차 내부는 상당히 조용한 편이다. 악명 높았던 지프의 소음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흡음재가 포함된 이중차단 사이드윈도 등으로 구형 대비 30% 이상 정숙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랜드 체로키의 가격은 오버랜드 모델이 6890만 원, 일반 고급형 모델이 5590만 원이다.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생각하는 그랜드 체로키의 경쟁차종은 BMW ‘X5’, 렉서스 ‘RX350’, 인피니티 ‘FX35’ 등의 럭셔리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이다. 가격은 경쟁 차종보다 저렴하지만 연료소비효율은 L당 7.8km로 낮은 편이다. 연비가 높은 디젤엔진 대신 286마력 3.6L 가솔린엔진이 들어가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