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기업]신한금융지주회사, 올 순이익 2조5495억원 “실적 최고”

지배구조 등 변수 불구 보란듯이 내실 입증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하반기 들어 극심한 경영지배구조의 불안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도 실적만큼은 은행권 1위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신한금융그룹의 연간 순이익은 2조5495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대규모 부실이 생겼던 지난해 1조3283억 원의 2배에 육박하고, 금융위기의 영향이 없었던 2007년 2조4900억 원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4대 금융지주회사 체제가 굳어진 2008년 이후 3년 연속 은행권 최고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금융지주사 순이익 부문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1조4075억 원, KB금융그룹이 1조667억 원, 하나금융그룹이 1조2억 원으로 신한금융의 뒤를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신한금융은 이달 중순부터 발표되는 3분기 실적에서도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5500억 원대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다른 금융지주회사 및 은행들에 비해 건설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적고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물론 신한카드와 신한생명 등 비(非)은행 부문의 실적이 양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이닉스반도체와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매각으로 약 1000억 원 규모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점도 3분기 순이익이 늘어날 걸로 보는 배경이다.

SK증권 관계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는 경영진 관련 이슈가 존재하지만 실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신한금융에 이어 기업은행(3560억 원) 우리금융(3400억 원) 하나금융(2800억 원) 외환은행(2750억 원) KB금융(1300억 원) 순으로 많았다.

신한금융의 총자산은 지난해 255조 원에서 올해 273조 원으로 불어나면서 KB금융(271조 원)을 제치고 우리금융(300조 원)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의 총자산은 우리금융(285조 원)과 KB금융(262조 원)에 이어 3위에 머물러 있었다.

최고경영진의 고소·고발 등으로 경영지배구조가 흔들리는 가운데에도 신한금융의 실적이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아직까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다만 신한금융 사태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정치 쟁점화까지 되고 있어서 이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할지가 실적 유지의 선결 과제로 꼽히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우 경영진 리스크가 본격화된 이후 동종업계 대비 20% 안팎의 주가 하락을 경험한 바 있고 신한금융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신한금융의 CEO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주가 프리미엄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조기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