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社 3色’ 이벤트 마케팅 열전

현대백화점 본점은 15일 우량 고객(VIP 고객)과 함께 경북 청도로 ‘열차 여행’을 떠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모처럼 청도 운문사의 가을 단풍을 만끽할 기회를 만든 것. 점별로는 전남 영암, 경북 울주, 충북 보은 등의 여행 일정을 마련했다.

연간 4000명(VIP 고객+동반가족 1명) 정도를 초청하는 이 이벤트는 현대백화점의 우량 고객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행사다. 199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2년째 이어오는 ‘장수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열차 안에서 미니 콘서트와 패션쇼가 열리는 등 내용도 알차다. ‘마케팅의 백과사전’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마케팅 이벤트가 쏟아지는 백화점 업계에서 한 아이템으로 12년을 이어가는 예는 드물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의 판촉 이벤트 가운데 최장수 이벤트로 기록될 것”이라며 “중장년층 주부들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 성공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열차 여행으로 달린 거리만 34만여 km.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38만4000km)에 육박한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은 ‘모녀 사진 콘테스트’를 9년째 이어오는 등 꾸준한 이벤트로 고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에 비해 롯데백화점은 ‘화끈한’ 이벤트로 유명하다. 매년 화제가 될 만한 경품을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이달 초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아파트’ 가운데 선택하도록 한 경품을 비롯해 그동안 아파트를 주는 경품 행사만 5차례나 열었다. 지난해 경품으로 나온 아파트는 분양가 5억8000만 원인 경기 광주시의 대형 아파트였다.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기념한 ‘우주여행’ 경품과 올해 초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맞춘 ‘1억 원 상품권’ 경품도 화제를 모았다. 다음 달에는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를 겨냥해 경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문화 마케팅 전략을 내세웠다. 올해 개점 80주년을 맞은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3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조용필과 위대한 콘서트’에 고객 1만 명을 초청했다. 지휘자 김대진과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 협연하는 ‘토요 콘서트’와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콘서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백화점 본점의 문화홀은 정명훈, 정명화, 신영옥 등 국내 음악가들은 물론 케니 지, 조지 윈스턴 등 해외 유명 뮤지션들이 다녀간 공연장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