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일본의 환율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가 무너지며 하락 압력을 계속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1100원 선까지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9.8원 떨어진 1130.4원에 마감했다. 5월 13일 1128.00원(종가 기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 달 만에 54.3원이 내렸고, 연중 최고치인 5월 26일 1253.3원보다 122.9원 떨어졌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급락 이유에 대해 “무역수지 대규모 흑자 소식에 역외 투자자들이 달러를 앞다퉈 팔았으며 외환당국의 개입 정도가 생각보다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락압력이 강해지며 환율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 전에 1100원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한국은 경기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었고 다른 통화에 비해 원화가치가 낮게 평가됐기 때문에 연내 1100원에 접근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럼에도 미국과 중국 환율전쟁 흐름 속에 지난 4일간 굳건히 1140원대를 지탱해왔다. 이는 외환 당국에서 소폭씩 외환시장에 개입해 ‘속도 조절’을 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외환당국의 관리는 환율 하락을 막는 차원이 아니라 하락 흐름을 점진적으로 이끄는 ‘속도 조절’의 취지”라고 말했다. 환율 변동 폭이 커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에 큰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G20 의장국으로서의 역할 때문에 강한 자국 통화 보호조치는 부담스러운 탓이다. 환율이 1100원에 접근하더라도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환율이 1100원이 되더라도 한국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원화는 아직 엔화 등보다 저평가돼 이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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