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터 마케팅의 귀재’로 불리는 KJ골프 장춘섭 대표는 드라이버와 아이언까지 아우르는 토털 브랜드로 회사를 키워 골프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8자 스윙으로 유명한 짐 퓨릭(미국). 그는 지난달 27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1000만 달러의 보너스까지 챙겼다. 당시 그가 사용한 퍼터는 중고품에 할인까지 받아 마련한 39달러(약 4만4000원)짜리여서 화제를 뿌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나연(SK텔레콤)은 올해 코닝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둘 때 대회 전날 퍼터를 바꾸는 모험을 감행해 눈길을 끌었다.
굳이 ‘퍼트는 돈’이라는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프로뿐 아니라 주말 골퍼에게도 퍼터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관심이 많은 클럽이다.
KJ골프 장춘섭 대표(52)는 ‘퍼터 마케팅의 귀재’로 불린다. 그는 2004년 예스 퍼터를 국내에 처음 들여와 센세이션을 일으킨 뒤 다시 라이프 퍼터로 대박을 터뜨렸다. 2005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챔피언 장정,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 서희경, 올 시즌 일본여자골프투어 상금 선두 안선주 등이 이 회사 제품의 퍼터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장 대표는 “골프 비즈니스 측면에서 볼 때 퍼터는 매력적이다. 교체 주기가 빠르다. 퍼터와 인연을 맺고 보니 소비자에게 최상의 클럽을 제공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골프장 회원권과 컨설팅, 잡지 발행 등 골프 관련 업계에 종사한 장 대표는 발품 경영인으로도 유명하다. 국내 골프대회가 열리면 늘 배낭 하나 메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선수와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늘 귀를 기울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직접 얘기하다 보면 많이 배울 수 있어요.”
퍼터로 명성을 날린 그의 시선은 더 높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 토털 골프 브랜드로서 한국 용품의 이름을 날리고 싶다. 퍼터는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예스 브랜드의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등 나머지 클럽을 일본의 전문 디자이너 손을 거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예스 드라이버는 2008년 국내 사용률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장 대표는 “어떤 프로는 우리 드라이버를 쓰면서도 타사 헤드 커버를 썼다. 그만큼 지명도가 낮은 국내 용품을 꺼리는 풍조가 심했다. 이젠 그런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그런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골프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 공략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장 대표는 국내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은 스크린골프 전용 클럽 제작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스크린 골프장만의 특화된 클럽이 필요합니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고객들의 골프 수준에 맞춘 제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운 구력에 베스트 스코어가 73타인 장 대표에게 퍼터 고르는 요령을 물었다. “허허. 프로 출신도 아니고 그저 비즈니스 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자기 체형에 맞는 제품을 골라 연습 많이 하는 것 말고 왕도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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