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부동산 → 국채·금 → 증시 버블 현실화?

동아일보 입력 2010-09-08 03:00수정 2010-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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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은 부동산 버블이었다. 또 그 부동산 버블의 원인이 2001년 9·11테러 이후 몇 년 동안 진행된 초저금리였다는 데 이견은 없다. 그런데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고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2년 만에 다시 새로운 버블이 발생하고 있다. 소위 안전자산이라고 불리는 국채와 금이 그 대상이다. 일차적 원인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적 부동산 버블 당시와 똑같다. 바로 초저금리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동시에 시행했고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유동성 완화정책’이 버블을 만든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경기둔화에 대한 과도한 우려다. 사실 다수의 경제학자는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가능성을 아주 낮게 본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가 과거 성장궤도로 복귀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증시는 계속해서 이런저런 뉴스에 팔랑개비 돌 듯 요동친다. 근본적으로 경기전망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뭉칫돈들은 원본만 보존될 수 있으면 1% 금리도 환영이다. ‘묻지 마 투자’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글로벌 채권시장은 강세다. 보기 드물게 선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3%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3년 만기가 3.6%대에 있는 한국 국채는 상대적으로 매우 싼 편. 당연히 외국인투자가들이 덤벼든다. 환율마저 저평가돼 있으니 당분간 한국 국채는 인기 상한가다.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의 국채 역시 상당 기간(길어진다면 몇 년) 강세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

금의 인기도 만만찮다. 원래 금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각광받는 자산인데 디플레이션 우려에 가격이 올라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복합불황과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에 따른 외환투기가 맞물려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 전문가는 31.10g(1온스)에 2000달러는 무난히 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농산물과 원자재까지 들썩인다. 이 모든 것이 초저금리 시대에 갈 곳 없는 돈들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일단 들어가고 보자’며 밀어닥친 결과다.

부동산 버블 시대를 거쳐 이제 채권과 금 투기가 진행 중이다. 전통적으로 가장 안전하다는 자산 순서대로 버블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모든 투기의 역사가 그랬던 것처럼 결코 ‘안전하지’ 않게 끝날 것이란 점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엔 가장 ‘불안전한’ 자산인 주식이 10년 전 닷컴 버블 같은 버블을 재현할 수 있을까. 인간의 기억력이 짧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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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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