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상반기 경매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에 비견될 만큼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주택 경매시장은 인기가 시들면서 낙찰가율이 떨어졌지만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은 높은 인기를 끌면서 낙찰가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29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확대된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해 이달에는 낙찰가율이 77.8%로 크게 떨어졌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가 80%대를 밑돈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하반기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 낙찰가율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이달 85m²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75%로 85m²이하 중소형 아파트 낙찰가율(81.5%)보다 낮아 중소형 선호를 실감케 했다. 하지만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낙찰가율은 소폭 상승하고 있다. 상반기 수도권 업무 및 상업시설 낙찰가율은 1월 51.9%에서 6월 61.8%로 올랐고, 오피스텔의 낙찰가율도 1월 58.2%에서 6월 76%로 오름세다. 하반기에도 전·월세금 급등으로 역세권이나 대학가 주변의 오피스텔은 꾸준히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지속적으로 물건이 늘어나는 데다 경매 진행 중인 물건도 많이 유찰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시장이 크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경매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60명이 입찰한 서울 구로구 구로동 두산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올해 1월 이미 두 차례 유찰된 이 아파트는 감정가의 64%인 1억4720만 원으로 시작해 감정가(2억3000만 원)의 87.48%인 2억120만 원에 낙찰됐다.
전국아파트 입찰경쟁률은 5.26명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5.53명보다 0.27명 줄었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올 초까지만 해도 시장 침체가 심하지 않아 입지여건이 뛰어난 1∼2회 유찰 물건을 중심으로 3 대 1이 넘는 경합물건도 많이 나왔다”며 “하지만 3월 이후 부동산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경쟁률도 줄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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