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경제는 中에, 군사는 美에 의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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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中-美 싸움 희생양 되지 마라”
中관영지 환추시보 경고…서해 한미합동훈련 견제도

“일본과 한국은 스스로 중국과 미국 간 다툼의 희생양이 되지 마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시사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4일자 사설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이 신문은 “양국이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쾌속호에 올라타면서 군사적으로는 미국에 의존해 중국을 억제하려는 것은 ‘전략 분열증’과 같다”고 표현했다.

일본은 신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주일 미군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반면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신임 주중 일본 대사는 “일본의 재기 여부는 중국에 달렸다”며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는 것.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간 총리의 발언에 대해 “미일 동맹은 양국 간의 문제로 양자 관계의 범위를 벗어나 제3국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환추시보는 또 한국 역시 중국의 반대에도 미 항모 조지 워싱턴이 황해에서 실시될 군사훈련에 참가하도록 요청하면서 한편으로는 중국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모순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특히 “분명한 것은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의존하면서 군사적으로는 미군을 빌려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은 동북아의 일체화 과정을 어렵게 만들고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중-미 양국의 중간에 놓인 일본과 한국 자신들”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한일 양국은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면 지리적으로 불리한데도 양국이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고 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중-미 간 대결을 양국이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는 역사적으로 매우 위험이 크고 앞으로도 실패할 가능성이 많은 전략”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한중일 3국은 서로 평등하게 지낼 정치 경제적 요소가 많은데 한일 양국이 미군의 힘을 빌려 중국과 평형을 이루려는 것은 전략상 3국의 평등을 방치하는 것”이라며 “특히 양국이 중국보다 한 단계 아래라는 것을 자인하면서 스스로를 중-미 간 다툼의 희생양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환추시보는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중국 국민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미 항모 조지 워싱턴이 황해에서 진행될 한미 연합 훈련에 참가할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훈련도 다음 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자신의 행동이 중국 민심의 ‘레드 라인(경계선)’에 바짝 다가섰음을 분명히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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