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단지-차별화 마케팅으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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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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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성공 아파트 ‘가격-입지-브랜드’ 가치 높인 +α전략 살펴보니

올 상반기 민간분양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는 것은 통계수치로 확연히 드러난다. 본보가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의뢰해 올 1∼5월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단지의 청약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청약률이 1 대 1을 넘은 곳은 전체 61곳 중 약 3분의 1인 23개 단지에 불과했다. 또 청약률 2 대 1 이상으로 비교적 인기를 끈 곳도 10곳밖에 안 됐고 지방의 신규분양 단지 23곳 중 4곳은 청약자가 아예 없는 ‘청약률 제로’ 단지였다.

전문가들은 “과거 집값이 대세 상승기였을 때와 지금은 분양시장의 헤게모니 자체가 다르다”고 지적한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분양가가 다소 높고 입지가 안 좋아도 청약자들이 ‘알아서’ 줄을 길게 늘어섰지만 지금은 반대로 건설사가 가뜩이나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을 맞추기에 급급하다.

최근 분양에 성공한 아파트들을 분석해보면 가격, 입지, 브랜드 경쟁력은 기본이고 차별화된 단지 구성과 마케팅까지 앞세운 곳들이 청약자를 만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 분양 성공의 3박자: 입지 가격 브랜드

상반기 분양시장에서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둔 곳들이 눈에 띈다.

지난달 분양한 대림산업의 광교 e편한세상은 ‘중대형은 인기가 없다’는 시장의 불문율을 극복한 사례다. 공급면적 130∼245m²의 비교적 큰 평형으로 구성돼 있지만 1900여 채 모집에 2만116명이 몰려 10.4 대 1의 높은 청약률로 마감했다. 성공요인은 입지와 브랜드였다. 이 단지는 광교신도시 택지 중에서도 가장 노른자위인 경기도청 바로 뒤편에 있는 데다 고속도로 나들목만 세 개를 끼고 있다. 분양을 총괄한 유제규 분양소장은 “입지도 좋았지만 이 자리에 다른 중소 브랜드가 오거나 단지가 작았다면 이같이 인기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림 ‘광교 e편한세상’
사통팔달+대단지 적극 홍보 중대형 1900채 10.4 대 1

■ 한화 ‘별내 꿈에그린더스타’
3.3m² 1050만원 ‘저가 분양’ 보금자리와 정면승부서 승리

■ 쌍용 ‘부산 금정산 쌍용 예가’
시장조사로 수요자 욕구 파악 중대형 설계 중소형으로 바꿔

■ 대우 ‘흑석 한강 푸르지오’
카페테리아-연회장 만들고 쓰레기배출 등 입주민 배려


한화건설이 지은 ‘별내 꿈에그린더스타’는 민간주택이 공공주택과의 정면승부에서 승리한 보기 드문 케이스다. 지난달 초였던 이 아파트의 분양시기는 2차 보금자리주택의 사전예약 기간과 거의 완벽하게 겹쳐 있었다. 당시 업계에서 “보금자리 청약 기간에 신규 분양을 하는 것은 매우 무모한 짓”이란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이 아파트는 최고 8.5 대 1, 평균 2.9 대 1이라는 양호한 청약률로 1순위에 청약이 마감됐다.

한화건설은 낮은 분양가를 무기로 난관을 돌파했다. 경기 남양주 진건 등 인근 보금자리지구의 분양가가 3.3m²당 1000만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해 한화건설은 분양가를 이와 비슷한 수준인 1050만 원대까지 끌어내렸다.

8.4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GS건설의 금호자이1차 역시 입지와 브랜드로 침체된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 중도에 단지 설계까지 바꿔

4월 부산에서 분양한 쌍용건설의 ‘금정산 쌍용 예가’는 원래 모든 가구가 전용 84m² 이상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최근 부산지역 중소형 주택의 인기를 감안해 아예 수억 원의 설계비를 더 들여 단지 구성을 바꿔버렸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시장조사를 한 결과 부산 수요자들이 입지보다는 집의 크기에 더 민감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이 84m² 이하의 중소형으로 탈바꿈한 이 단지는 대형 평형 1개 타입을 제외한 모든 평형의 청약이 마감됐다.

대우건설의 ‘흑석 한강 푸르지오’는 톡톡 튀는 단지 구성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2월에 분양한 이 아파트는 골프연습장과 카페테리아, 연회장 등 주민공동시설을 많이 확보한 데다 음식물쓰레기를 집 안에서도 버릴 수 있게 하고 양변기 물을 자동으로 절약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세심한 배려로 높은 청약률(9.9 대 1)을 보였다.

20.5 대 1의 청약률을 보인 롯데건설의 송도 롯데캐슬은 분양 시기를 잘 조절한 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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