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GS홈쇼핑 방송 스튜디오에서 인도의 홈쇼핑 업체 ‘홈샵18’의 쇼핑호스트 메그나 크리슈나 씨(가운데)가 GS홈쇼핑의 쇼핑호스트들에게 제품의 장점을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묻고 있다. 사진 제공 GS샵
“주방용품 판매 방송 중 성능을 시연하는 코너를 따로 만들 생각은 ‘어떻게’ 하셨나요?” “생방송 중간중간에 나가는 사전 제작 영상물 편집은 ‘어떻게’ 하나요?” “쇼호스트의 화장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궁금합니다.”
3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홈쇼핑업체 GS샵의 방송 스튜디오. 프라이팬 판매 방송을 앞두고 세트 설치와 리허설이 한창인 이곳에 외국인 대여섯 명이 GS샵 직원을 붙잡고 ‘어떻게(how)’로 시작되는 질문을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이들은 통역이 전달해 주는 답변을 메모하면서 스튜디오와 분장실 등도 꼼꼼히 챙겼다.
○ ‘치밀한 사전 제작 인상적’
이들은 2008년 개국한 인도의 홈쇼핑 채널 ‘홈샵18’의 임직원들로 한국 홈쇼핑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쇼핑호스트, 프로듀서, 엔지니어, 편성직원 등 6명이 팀을 꾸려 지난달 30일 일주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GS샵은 인도 유일의 24시간 홈쇼핑 채널로 뉴델리, 뭄바이 등 3200여 개 도시에서 1200만여 가구를 시청자로 보유한 홈샵18의 지분 15%를 인수했다.
중산층이 빠르게 늘어나는 인도의 홈쇼핑 시장은 2, 3년 안에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다. 영세업체들이 지역별로 난립해 저가의 품질 낮은 상품을 취급하거나 제품 기능을 소개하는 15분 남짓한 방송으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할 정도로 방송 경험도 매우 부족하다. 하루 20시간 이상 생방송을 하는 한국과 달리 녹화, 재방송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다음 날 방송에 나갈 상품이 직전 일에 결정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 ‘한국 미용용품 인도서도 통할 것’
홈샵18 쇼핑호스트 메그나 크리슈나 씨(38·여)는 “인도 홈쇼핑은 TV, 카메라, 휴대전화 등 취급 품목이 적은 데 비해 한국에선 의류, 보석은 물론이고 보험까지 판매하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편성 담당직원 비피 샤하니 씨(37)는 “시청 패턴을 분석해서 최적의 시간대에 방송을 편성하는 기술이 특히 인상적”이라며 “인도로 돌아가면 응용해 보고 싶은 것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GS샵 인도사업부 김태서 부장은 “판매 기법에 목말라 있어서 그런지 던지는 질문마다 ‘어떻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하나라도 배워가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홈샵18 방한단은 매일 오전 이론 교육과 오후 참관 및 실습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이태원 관광특구 등을 찾아 한국의 재래시장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다.
방한단 대표인 아슈위니 샤르마 부사장(39)은 “인도는 대도시를 제외하면 소매점 인프라가 취약해서 홈쇼핑이 매력적인 구매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산 주방·생활용품이나 미용용품은 품질이 좋아서 인도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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