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봤지! 삼성생명 청약 열기… 보험株의 점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9일 03시 00분


규모의 경제 생보사
성장률 높은 손보사
향후 상대적 성장 기대
금리인상도 호재 예상

그래픽 이고운
그래픽 이고운
《삼성생명이 공모청약에서 19조8444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의 자금을 모으며 최종 경쟁률 40.6 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 11만 원은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9만∼11만5000원에서 위쪽에 해당해 높은 편이었지만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을 끌어오는 데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이 보험업종의 위상에 새삼 눈뜨게 만들었다.

또 삼성생명 상장으로 보험업종 시가총액은 5.4%로 증가했다.

삼성생명 상장을 계기로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온 보험업종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삼성생명 상장으로 가격 매력 부각


3월 대한생명 상장으로 보험업종 시가총액 비중은 3%로 증가한 데 이어 5월 삼성생명이 상장하면서 다시 5.4%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내의 12번째 수준이었던 규모도 6번째 업종으로 커져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했다.

또 지난해 10월 동양생명 상장으로 시작해 약 반 년 동안 이어져 온 생명보험사 상장 이슈가 일단락됨에 따라 규모의 경제 면에서는 생보사가, 성장률 측면에서는 손해보험사가 부각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손보사는 지난해 겨울 급등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근 하락하면서 안정화되고 있어 향후 주가 흐름은 비교적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1개월간 손보업 업종지수는 1.7% 상승해 코스피를 6.3%포인트 초과했다.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낙폭이 컸던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은 2009년 이후 현재까지 각각 143%, 45%, 86% 상승하며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공모가가 11만 원으로 결정되면서 손보사들의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0% 초반에서 안정되고 장기보험 손해율도 소액사건사고 감소에 따라 개선될 전망이어서 손보사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허대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2위권 손보사들의 펀더멘털 개선 속도가 매우 빨랐다”며 “다만 삼성화재는 2009년 이후 현재까지 5% 상승에 그쳐 과거 2위권 손보사들과의 가격 차이와 비교해 봤을 때 상당히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어서 투자 매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 금리 인상은 긍정적 변수

전문가들은 향후 보험사들의 주가 흐름에 대해 시장 금리 상승 때 이자 이익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채권을 많이 가지고 있어 채권 금리 상승은 운용자산 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져 보험사의 이익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는 것.

박정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가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 것으로 보여 금융주를 추가 매수할 때는 보험업종이 증권업종보다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1분기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시장 주도업종들이 전 고점에 근접한 반면 보험업종은 이제 막 상승의 초기 국면에 들어간 것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유럽발(發) 재정위기가 완전한 해결이 아닌 임시 봉합 단계인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가 다시 위기감을 느끼고 정책 금리 인상 시기를 미룰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향후 민영의료보험 보장성 범위 축소로 손보사가 생보사와 민영의료보험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SK증권 등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현재 계약유지율은 투자 위주의 장기상품이 많은 생보사가 더 높은 편이다. 위험보험료 마진 부분에서는 손보사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손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좋은 편이다. 삼성생명은 대한생명, 동양생명 등 다른 생보사보다 사망보험 중 종신보험이 일반 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아 위험손해율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생명은 3개월 정도 단기적으론 수급에 의해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지만 높은 수준의 가격 부담과 은행지주와의 시가총액 경쟁, 보험업 자체의 저성장 고위험성은 리스크라는 지적이 많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현재 유통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은 전체 주식의 20.1%로 인덱스 편입 등 3개월 이내 매수될 물량은 전체 주식의 3.6% 정도다. 이를 감안할 때 21.9% 정도의 상승 효과가 있어 수급만으로 13만4117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삼성화재가 삼성생명보다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 면에서 우위인 점을 감안할 때 삼성생명의 현재 주가가 이미 높은 편이고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금융업의 양대 대장주를 시가총액으로 넘어서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손보사들이 단기적으로 수급에 의해 강세를 보인 뒤 잠시 쉬어갈 수 있으며 금리인상 때 다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생명은 2년 내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경이 시도된다면 에버랜드 상장, 자사주 매입 등의 이벤트가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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