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베이징 모터쇼 참가 왜? “中은 모바일 텔레매틱스 상용화 최적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6일 03시 00분


신관에 전시부스 마련
전기차용 MIV 등 선보여


23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베이징 모터쇼’에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이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SK텔레콤이 모터쇼에 참가한 것은 지난해 ‘상하이 모터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SK텔레콤은 자동차부품업체들이 모인 중국국제전람센터 구관이 아니라 완성차업체와 타이어업체들이 있는 신관에 부스를 마련해 자사의 모바일 텔레매틱스(MIV)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모터쇼에는 보쉬와 덴소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1500여 개 자동차부품업체가 참여했지만 SK텔레콤을 제외하면 다른 이동통신업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오직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만 참가했다.

SK텔레콤이 베이징 모터쇼에 참여한 이유는 중국을 휴대전화와 자동차가 연동하는 MIV 서비스를 상용화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장으로 보기 때문이다. MIV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동차의 각종 부품을 원격 진단, 제어하고 차량 도난 방지와 각종 모바일 연동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본격 기술융합 상품이다.

SKT-CT&T 기술개발 양해각서 23일 중국 베이징 모터쇼 
전시장에서 SK텔레콤 김후종 서비스기술연구원장(왼쪽)과 전기차 업체 CT&T 김호성 기획실장이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맞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SK텔레콤
SKT-CT&T 기술개발 양해각서 23일 중국 베이징 모터쇼 전시장에서 SK텔레콤 김후종 서비스기술연구원장(왼쪽)과 전기차 업체 CT&T 김호성 기획실장이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맞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SK텔레콤
MIV 기술이 보급되면 휴대전화로 차량 상태를 확인하면서 원격으로 시동을 걸거나 온도 등을 미리 조절할 수 있다. 또 차량이 스스로 고장 및 도난 상황을 주인과 정비소 등에 알리는 것도 가능해진다. 중국은 차량 도난사고가 한국의 수십 배에 이를 정도로 많고 도난 방법도 지능화돼 MIV 관련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이번 베이징 모터쇼를 통해 국내 전기차업체 CT&T와 손잡고 MIV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시연은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SK텔레콤 측은 MIV 서비스가 전기차 도입과 확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충전 완료 예정 시간이나 충전 진행 상황을 휴대전화로 확인하거나 주행 중 최적의 위치에서 충전소를 찾는 기능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CT&T와 SK텔레콤은 2011년까지 전기차용 MIV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공동 기술 개발에 들어간다.

SK텔레콤은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 전시장 크기를 지난해 상하이 모터쇼 때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렸다. 김후종 SK텔레콤 서비스기술연구원 원장은 “베이징 모터쇼는 지역 행사가 아니라 자동차업계 최대의 모터쇼”라며 “SK그룹 차원에서도 중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어 이번 모터쇼 참여가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모든 종류 친환경차 개발해야 세계 시장서 생존” ▼
폴크스바겐 개발 총괄책임자 하켄베르그 박사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천연가스나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모든 종류의 친환경 차량을 개발해야 한다.”

유럽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독일 폴크스바겐그룹 개발담당 총괄책임자인 울리히 하켄베르그 박사(사진)는 23일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각종 차세대 친환경 차량 기술이 쏟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회사는 이 중 하나를 택하는 게 아니라 전부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

그는 “국가마다 전략이 다르고 수요도 다양하지만 글로벌 자동차회사로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켄베르그 박사는 “전기차는 도시 주행에 적합하기 때문에 가장 작은 경차 부문에서부터 전기차를 개발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연료전지 차량도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생산은 직접 하지 않고 한국의 SB리모티브나 LG화학을 비롯한 파트너 업체에서 조달 받아 파워트레인(동력체계)과의 조합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LG화학을 방문해 배터리 생산시설을 둘러봤고, LG화학 측도 폴크스바겐을 방문해 자신들의 전략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한 자사의 전략 차종 ‘신형 페이톤’에 대해 하켄베르그 박사는 “이전 세대 페이톤이 절제미를 강조했다면 신형 모델에는 강렬하고 화려한 느낌이 더해졌다”며 “특히 앞쪽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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