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나홀로 추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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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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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금리 하락폭 한꺼번에 반영
은행 수익성 악화… 대출이자 줄어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CD 금리는 사실상 대출상품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어 은행들은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반면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유리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D 금리는 13일 2.45%로 장을 마쳤다. 3월 초까지만 해도 2.88%였던 금리가 3월 말 2.78%까지 떨어진 뒤 4월 들어서는 하루 만에 0.10%포인트가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12일 다른 채권금리가 반등할 때도 CD 금리는 사흘 연속 나 홀로 하락을 이어갔다.

최근 CD 금리가 급락한 것은 그동안 시중금리 하락세가 CD 금리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다가 최근 CD 발행이 이뤄지면서 한꺼번에 시중금리 하락폭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예대율 규제 때문에 지난해 중순부터 CD 발행을 중단했으나 이달 농협과 기업은행이 CD를 발행하는 등 CD가 다시 거래되고 있다.

CD 금리 급락은 은행의 수익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2월부터 코픽스(COFIX) 연동 대출을 취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계대출의 90%가량이 CD 연동 대출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 금리가 이렇게 갑자기 폭락할 줄은 예상 못했다”며 “은행들이 수익성을 보존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출을 받는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은 크게 떨어졌다. 최근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면서 부동산담보대출은 신규 입주단지의 집단대출로 주로 나가고 있다. 본보가 최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푸르지오 등 전국 5개 입주단지의 집단대출 금리를 조사한 결과 주요 은행들은 CD+2.1%, 코픽스+1.1%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CD 연동의 경우 이달 초 4.73%였던 금리가 13일 4.55%까지 떨어지며 코픽스 연동 대출(4.72%)보다도 0.17%포인트 낮아졌다. 매일 가격이 변하는 CD와 달리 코픽스는 매달 15일 한 차례 고시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금리혼합형 보금자리론은 최저금리가 13일 현재 3.95%로 시중은행들보다도 0.60%포인트 낮다. 2007년 11월 이 상품이 출시된 후 금리가 3%대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CD 금리가 더 떨어질 여지는 많지 않다”며 “주택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싼 금리로 대출받기에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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