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호텔 등 2269억 시설투자…관광公 369억 투자-541억 사업권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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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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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측 금강산 부동산 얼마나
기업들 총투자액 3598억원
정부 면회소 조사받을 수도

북한이 몰수 의사를 내비치며 조사를 벌이겠다는 금강산 내 남측 부동산은 호텔과 골프장, 편의점, 음식점 등 관광 시설과 부두 및 도로 등 인프라 시설이다. 거래시장이 없는 만큼 정확한 평가액을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이 시설들을 짓는 데 한국 기업이 투자한 돈은 3598억 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 중 약 2269억 원은 현대아산이 투자한 것이며, 이 외에도 한국관광공사, 숙박업체, 요식업체, 주류업체, 판매업체 등 국내 기업 40여 곳이 시설 투자를 했다.

현대아산이 투자한 현지 시설물은 부두와 도로, 해금강호텔, 온천장, 금강산옥류관 등이다. 이 중 금강산 관광객이 많이 찾던 금강산호텔은 소유는 북측으로 돼 있지만 인테리어 등에 대해서는 조사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호텔은 기존에 있던 북한의 금강산여관을 외부는 그대로 두고 객실 내부를 현대아산이 완전히 뜯어 고쳐 리모델링했다.

현대아산은 시설 투자 외에도 2002년부터 2052년까지 금강산 관광을 위한 토지 임차와 사업권의 대가로 북측에 4억8669만여 달러(약 5512억 원)를 지불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금강산에 한 시설 투자가 369억 원에 이르며 이 외에도 541억 원 규모의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현대아산이 자금난으로 금강산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자 온천장과 문화회관 투자 등에 참여했다. 관광공사의 금강산 지사는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격 사건’ 이후 금강산에서 철수해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에 문을 연 금강패밀리비치호텔은 일연인베스트먼트가 투자했으며, 호텔 근처에 조성된 금강산골프장은 에머슨퍼시픽그룹이 지었다. 국순당, 대가 등 주류 식음료 업체의 시설 투자 규모는 28억 원, 훼미리마트 등 유통업체는 19억여 원을 투자했다. 현대증권 등은 홍보부스를 만드는 데 8억 원을 들였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부동산’을 조사하겠다는 북측 주장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정부가 지난해 준공한 금강산이산가족면회소도 대상이 될 수 있다. 남북적십자회담 합의에 따라 지어진 이 면회소는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이며 공사비 512억 원을 전액 남측이 부담했다. 객실은 206개이며, 연회장과 면회사무소 등을 갖추고 있다.

한편 현대아산은 19일 발표문을 내고 “금강산지구 내 남측 부동산의 몰수는 현대와 투자기업의 재산권 차원을 넘어 10년 이상 추진해 온 남북경협사업 전반의 퇴보를 초래하는 문제”라며 “조속한 관광 재개로 더는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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