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자주 바뀌는 회사 ‘요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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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나쁘고 불법행위 잦아
금감원, 공시심사 강화키로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회사일수록 경영상태가 부실하거나 횡령, 배임 등 불법행위가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35개 코스닥 상장회사 중 187개사(18%)가 최대주주를 변경했으며 이 가운데 80%인 149개사는 2008 회계연도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33%인 62개사는 손실 누적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특히 최대주주가 세 번 이상 바뀐 25개 회사 가운데 24개사가 당기순손실을, 19개사가 자본잠식을 기록해 최대주주 변경이 잦을수록 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대주주가 바뀐 코스닥 기업에서 횡령,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실질심사가 발생한 비율은 각각 9%, 21%, 16%였다. 이는 코스닥 상장사 전체 평균(4.1%, 4.6%, 4.4%)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새로 바뀐 최대주주의 평균 지분(21%)도 코스닥 전체 평균 지분(33%)보다 크게 낮았다. 세 번 이상 최대주주가 바뀐 기업은 신규 최대주주의 지분이 12%에 불과해 경영권 변동 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최대주주 변경이 잦고 최대주주 지분이 낮은 부실기업에 대한 공시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이 잦으면 신규 최대주주가 지분을 인수한 뒤 기업 가치를 높이기보다 주가조작, 배임, 횡령 등 불법행위를 하기 쉽다”라며 “지분이 낮은 최대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사업목적 변경 등을 통해 인수 회사를 불법행위에 이용할 개연성이 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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