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실업자가 中企 취업땐 年1200만원 소득공제 혜택

  • 동아일보

정부 첫 고용전략회의
올 일자리 창출 25만개 목표
고용 늘린 中企 법인세 감면
이공계 석박사 中企 입사땐
급여만큼 정부가 추가 보조

학교 졸업 후 3년 이상 일자리를 못 구한 실업자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연간 1200만 원 한도로 최장 3년 동안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중소기업이 1명을 추가 고용할 때마다 1인당 100만 원 이상의 세액을 법인세에서 빼주는 고용투자세액공제 제도가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정부는 2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첫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고용회복대책을 확정했다. 다음 달 초 세부추진 방안을 마련한 뒤 규정 개정 등을 거쳐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목표치를 당초 ‘20만 명 내외’에서 ‘25만 명 이상’으로 높이고 지난해 말 현재 58.6%인 고용률을 10년 내 60%까지 올리기로 했다.

우선 실업자들이 국가전산망인 ‘워크넷’ 데이터베이스(DB)에 구인공고를 올린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월 100만 원씩 소득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과세표준(세금부과 기준금액)이 2000만 원인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세가 연간 192만 원에서 48만 원으로 144만 원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취업애로계층이 워크넷 DB에 등록된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고용주가 아닌 근로자에게 직접 취업장려수당을 1년 동안 지급하기로 했다. 근속기간이 길수록 수당 지급액이 많아지도록 해 중소기업에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가진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전문 인턴제를 도입해 기업이 연내 1만 명 이상을 뽑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전문 인턴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6개월 동안 인턴의 임금 50%를 지원한다. 고급인력의 중소기업 진출을 늘리기 위해 이공계 출신의 석사나 박사가 DB에 등록된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회사 급여만큼의 금액을 추가로 재정에서 보조해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학 학과별 취업률과 취업직종을 정확하게 공시토록 하고 취업률이 낮은 대학에 재정지원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80%가 대학에 들어갈 정도로 진학률이 높아 너무 많은 대졸자가 취업시장으로 쏟아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외국에 공장을 세웠던 회사가 국내로 돌아오면 외국인 투자기업과 같은 수준의 세제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현재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했거나 외국인투자지역에 입주한 외국기업은 법인세를 5년간 전액 감면받고 이후 2년간 50%를 감면받는다.

또 노동부 주도로 통합고용정보망을 구축하여 개인별 취업 이력과 직업훈련 현황을 관리해 개인의 특성에 맞는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 단위로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로제의 적용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 등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실업자뿐 아니라 취업의사와 능력이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총 182만 명의 취업애로계층도 고려한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데 구직자들은 외면하는 모순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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