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브라질 SOC수주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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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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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올림픽 앞두고 LCD TV도 공급 확대 나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 중 올해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는 단연 중국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브릭스 국가 중 가장 높은 8.5%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대비 23일까지의 증시 상승률도 83.4%나 된다.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뒷받침했지만 중국의 올해 성장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너진 세계 경기를 지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정보기술(IT)과 자동차기업들도 중국의 성장 덕분에 위기 상황에서도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브릭스 국가 중 브라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펀드조사기관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브라질은 연초부터 이달 19일까지 개별 브릭스 국가에만 투자하는 펀드들의 누적 순유입 규모가 47억 달러로 40억 달러에 그친 중국을 앞섰다. KOTRA, IBK투자증권, 대신경제연구소 등 국내 기관들도 내년 브라질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 SOC 구축 통한 경기부양책 지속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원자재 관련 기업이 많다는 점 때문에 브라질이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2014년 월드컵 축구대회와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라는 대형 호재가 있다.

브라질 정부는 올림픽에 약 1300억 헤알(약 742억 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다. KOTRA는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 간 고속철도, 경기장 건설, 교통 및 통신 인프라, 보안시스템 구축 등을 주요 투자 및 특수(特需) 대상으로 꼽았다. IBK투자증권 박옥희 연구원은 “브라질은 국가 차원의 대형 행사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이 다른 브릭스 국가들과 구별된다”며 “일부 경기부양책이 종료되더라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브라질을 ‘토목사업의 황금시장’으로 설정해 적극적인 수주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GS건설과 현대건설은 고속철도, 교통 인프라, 에너지 관련 인프라 구축에 관심이 많다. GS건설 관계자는 “9월 중순 브라질 국회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고속철도를 비롯한 여러 주요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미 몇몇 사업은 자체적으로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꾸준히 상승하는 소비

각종 소비지표가 긍정적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브라질의 9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나 8월(4.8%)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자동차 판매 역시 9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 TV 판매가 폭발적이다. 1∼10월 브라질 내 LCD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증가했다. KOTRA 관계자는 “LCD TV 판매 증가는 브라질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과 월드컵 및 올림픽을 좋은 화질의 TV로 관람하고 싶다는 브라질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현지 LCD TV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10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정당이 바뀐다면 정책노선이 변경될 여지가 있다는 점과, 상장기업 중 약 40%가 원자재 관련 기업이어서 주식시장이 원자재 가격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브라질 경제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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