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황영기쇼크’에도 4838억 순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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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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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금융지주사 중 최대… KB금융은 1737억 순익


우리금융그룹이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재직시절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인해 전현직 경영진이 무더기 징계를 받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7∼9월)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냈다. 반면 KB금융그룹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았다.

우리금융그룹은 29일 3분기에 483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전 분기보다 117% 늘어난 수치로 3분기 실적으로는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올해 누적 순이익은 8692억 원을 기록해 당초 목표로 했던 연간 수익 8000억 원을 3분기 만에 돌파했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전 분기 1713억 원보다 140% 급증한 411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깜짝 실적’의 일등공신은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 개선이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조달금리가 낮아지면서 우리금융그룹의 NIM은 1.94%로 2분기보다 0.19%포인트 높아졌다. 연체율이 하락하면서 부실에 대비해 쌓아놓는 대손충당금이 전 분기보다 830억 원가량 줄어든 것도 순이익 증가의 원인이 됐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3분기 들어 NIM과 연체율을 비롯한 수익지표들이 개선된 데다 임금 반납과 각종 예산절감 조치로 판매관리비가 감소하면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며 “실적 호조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그룹은 이날 3분기 17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에 비해선 58% 늘어난 수치지만 우리금융그룹과 23일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그룹(2400억 원)에 비해 뒤지는 수준이다. 그룹 전체의 올 1∼9월 누적 순익은 52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2312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5% 증가했다. 은행의 NIM은 3분기 2.20%로 전 분기보다 0.04%포인트 올랐고 연체율도 전 분기보다 0.04%포인트 낮아졌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충당금 부담과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에 따른 이자이익 부진으로 수익 개선이 다소 더디다”며 “4분기에는 NIM이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익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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