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GM본사, GM대우 증자액 늘려달라”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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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행장, 헨더슨 회장 만나 ‘독자 생존기반’ 요구

프리츠 헨더슨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과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14일 처음으로 만나 GM대우자동차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헨더슨 회장은 “GM대우의 성공을 위해 양측이 어떻게 협력할지를 얘기했다”고 말해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날 오후 방한한 헨더슨 회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본점을 찾아 민 행장과 1시간 30분 동안 GM대우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민 행장은 신규 자금 지원을 위한 조건으로 △GM대우가 개발한 기술에 대한 독점 소유권(라이선스) 인정 △GM대우 경영에 산은이 참여토록 허용 △GM 전체 생산물량 중 일정 비율을 매년 국내서 생산토록 보장해줄 것을 GM 헨더슨 회장에게 제시했다. 면담 직후 헨더슨 회장은 “유익한 대화를 나눴고 GM대우의 미래를 위해 산은과 협력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 면담에서 산은은 GM의 GM대우에 대한 유상증자 금액을 현재 계획 중인 2500억 원에서 5000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GM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조건들이어서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GM의 기술 소유권이 글로벌 GM에 있는 상황에서 GM대우에만 독자 라이선스를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GM이 수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산은이 전기자동차를 한국에서 생산하게 해 달라는 정도로 조건을 수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산은은 GM대우 지분 28%를 가진 2대 주주이자 채권은행으로 2월 GM대우가 산은에 신규 자금 지원을 요청한 이후 양측은 GM대우 지원 방안을 협의해왔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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