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자영업자 푸대접’ 옛날 얘기

  • 입력 2009년 10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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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직장인보다 낫다”
가맹점 수수료 할인 등 혜택
고객 모시기 경쟁 치열

‘자영업자 알짜고객을 잡아라.’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은행들이 최근 자영업자를 겨냥한 전용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것은 물론 인터넷뱅킹, 자동화기기(ATM)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자영업자 전용 통장을 속속 내놓았다. 신용카드 매출액만으로 대출해주는 상품도 나왔다.

○ 자영업자 VIP 고객으로 우대

자영업자는 그동안 직장인 고객에 비해 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대접을 받았다. 은행은 주로 직장인을 겨냥한 급여통장을 개발했고 카드사도 자영업자를 리스크가 큰 고객으로 분류해 이용한도를 제한하거나 마케팅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실제 자영업자 중에는 직장인 고객보다 충성도가 높은 우량고객이 많이 있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일반 고객의 통장 평균 잔액이 90만 원인 데 비해 자영업자들의 평균 잔액은 450만 원 정도. 유동자금이 풍부한 알짜배기 자영업자들이 그만큼 많은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자영업자가 직장인보다 예금 규모도 크고 은행 수익에 기여하는 점도 월등히 높아졌다”며 “이 때문에 은행이 이들을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가맹점 수수료 10% 할인 혜택

대표적인 상품은 국민은행의 ‘KB가맹점우대통장’. KB카드 가맹점으로 등록된 자영업자가 대상이다. 이 통장을 KB카드 매출대금 입금통장으로 정하면 전표 접수일 다음 영업일에 바로 돈이 들어온다. 보통 3∼5일 걸리는 카드대금 입금이 확 앞당겨진 것이다. 카드대금 입금 실적이 있으면 ATM 및 인터넷뱅킹 이용 수수료도 면제된다.

이 통장에 가입한 자영업자가 KB카드 가맹점주 전용카드인 ‘오너스카드’를 함께 사용하면 가맹점 수수료의 10%를 카드 결제대금에서 할인해준다. KB카드 가맹점주 전용 대출인 ‘KB스타샵론’을 이용하면 대출금리도 연 최고 0.5%포인트 우대해준다.

신한은행도 최근 자영업자를 위한 우대 서비스인 ‘신한 마이숍 케어’를 시작했다. 신용카드 가맹점주가 신한은행 계좌를 가맹점 결제계좌로 등록하면 신한카드 매출대금을 전표 접수일 다음 영업일에 입금해준다. 또 인터넷뱅킹, ATM 등 각종 전자금융 수수료도 각각 월 10회 면제해주고 가맹점 사업자 대출금리를 연 최고 0.3%포인트 낮춰준다.

○ 자영업자 수수료 무제한 면제

하나은행이 최근 내놓은 ‘하나 부자되는 가맹점 통장’도 자영업자를 겨냥한 상품. 비씨카드 매출대금을 이 통장으로 이체하면 ATM,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각종 전자금융 수수료를 월 100회 면제해준다.

한국씨티은행의 ‘가맹점 우대통장’은 신용카드 매출대금을 이 통장으로 받으면 ATM,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 수수료뿐만 아니라 자기앞수표 발행, 통장 재발급 수수료도 무제한 면제해준다. 또 통장 잔액에 따라 연 최고 3.5%의 금리 혜택도 준다.

SC제일은행은 자영업자가 별도의 담보 없이 신용카드 매출만으로 최대 3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는 대출상품인 ‘좋은 가맹점 대출’을 내놓았다. 연간 부가가치세 신고 매출액이 5000만∼70억 원으로 3년 이상 사업한 자영업자가 대상이며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연 최고 1%포인트의 우대금리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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