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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0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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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55세 이상 정년퇴직자 500명을 대상으로 가계소득수준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소득은 퇴직 전 평균 321만 원에서 퇴직 후 평균 181만 원으로 줄었습니다. 퇴직 후 소득수준이 퇴직 전의 56%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조사 대상자의 43%는 퇴직 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수입이 줄어들면 지출도 그만큼 줄여야 하는데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퇴직과 함께 자동으로 지출이 줄어드는 부분도 있지만 오랫동안 습관화된 생활수준을 낮추는 데는 상상 이상의 고통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생활수준을 낮추는 노력보다는 수입을 늘리는 방법, 그중에서도 단기 재테크로 생활비를 버는 방법에 관심을 갖는 분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을 오래 지켜본 경험으로 볼 때 단기 재테크로 돈을 번다는 것은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또 현역 시절에는 재테크에 다소 실패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정년 후에는 그럴 시간도 없습니다. 따라서 재테크를 통해 수입을 늘리는 방법을 생각하기 전에 가계 지출을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노후 자산관리 관련 강의를 하면서 이런 내용을 설명하면 실망하는 표정을 짓는 분이 많습니다. 마치 “재테크로 자산을 늘릴 방법을 배우러 왔는데 지출을 줄이는 방법부터 생각하라니, 그런 당연한 얘기를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들어야 하는가?” 하는 표정입니다. 그러나 이분들이 지출 관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그런 표정을 짓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선 지출 금액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금리나 주가는 그 누구도 관리할 수 없습니다. 수입 또한 좀처럼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관리가 불가능합니다. 결국 자신의 힘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은 가계 지출 정도인 것입니다.
‘절약’이라고 하는 전략은 중요한 투자방법이기도 합니다. 절약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투자 성과가 높은 투자 상품을 알면서도 내다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1만 원을 써야 할 일이 있을 때 9000원으로 그 일을 끝냈다면 그 순간 그렇게 하지 못한 사람보다 10%의 수익을 낸 결과가 됩니다. 이것이 한 달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면 연율로는 120%의 수익을 올린 결과가 됩니다.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이런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금리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든 상관없습니다. 절약은 가장 확실한 운용방법인 것입니다.
강창희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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