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체코공장 준공… ‘유럽 교두보’ 시동

  • 입력 2009년 9월 25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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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24일(현지시간) 준공한 현대차 체코 노쇼비체 공장을 김억조 현대차 체코생산법인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의 설명을 들으면서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24일(현지시간) 준공한 현대차 체코 노쇼비체 공장을 김억조 현대차 체코생산법인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의 설명을 들으면서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그룹
年 20만대 생산능력 갖춰
전략모델 생산 거점으로
적기에 중소형 신차 출시
유럽 판매량 20% 급증세

23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뤼셀스하임 시(市) 현대자동차 ‘괴레스’ 딜러숍.

1000m²(약 300평) 규모의 전시장에 들어서자 현대차의 경차 모델인 i10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차는 유럽 전략 차종으로 개발돼 국내에선 아직 선보이지 않았다. 그 뒤로 중소형차급인 i20와 i30가 있었다. 최근 유럽에서 현대차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끈 주력 차종들이었다.

한스 페터 괴레스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난해 판매량이 줄었지만 독일 정부가 올해 1월부터 폐차 인센티브제도를 실시하면서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며 “보조금 혜택이 큰 소형차 위주로 많이 팔려 i10의 경우 재고가 부족할 정도”라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9년 이상 된 노후차를 유로4 기준(이산화탄소 배출량 km당 130g) 이상의 새 차로 교체하면 2500유로(약 440만 원)의 보조금을 지난달 말까지 지원해준 바 있다.

○ 중소형차 판매기준 83% 달해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8월 현대차의 신차 등록대수는 22만624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늘었다. 이는 유럽에서 판매 중인 전체 자동차업체 중 가장 높은 증가율로 대부분의 경쟁업체가 감소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폐차 인센티브로 최근 1, 2년 사이 소형차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에 발맞춰 현대차가 경차 및 소형차 모델들을 발 빠르게 출시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한다. 현대차는 2007년 6월 준중형차인 i30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1월과 올해 초에는 경차인 i10과 소형차 i20를 각각 내놓았다. 이에 따라 올해 1∼8월 현대차 판매량에서 중소형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82.9%에 이르렀다. 괴레스 대표는 “현대차의 소형차는 다른 경쟁 차종에 비해 운전석이 넓어 승차감을 크게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기에도 각종 미디어 광고를 늘리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후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독일 오펜바흐 시의 현대차 유럽법인(HME)에서 만난 앨런 러시포스 부사장은 “투싼ix 등을 비롯해 내년과 2011년까지 신차 출시를 이어갈 것”이라며 “월드컵 마케팅을 비롯해 딜러망 강화,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체코 공장 1조7000억 원 투입

현대차는 24일(현지 시간) 첫 유럽 생산거점인 체코 노쇼비체에서 정의선 부회장과 블라디미르 토쇼브스키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총 10억 유로(약 1조7000억 원)를 투입한 이번 체코 노쇼비체 공장은 연간 2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현재 i30와 i30cw를 생산하고 있다. 이날 축사에서 정 부회장은 “체코 공장은 완벽한 품질과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유럽 전략 모델을 생산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현대차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모듈 생산시설을 비롯해 각종 부품 생산라인을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연결해 물류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85km가량 떨어진 곳에 기아자동차의 슬로바키아 공장이 자리 잡고 있어 파워트레인 등 핵심부품을 공동 조달해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안으로 현대차 체코 공장이 기아차의 소형 다목적차량(MPV)인 ‘벤가’를 추가 생산하면 양사의 차종을 함께 생산하는 첫 해외공장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뤼셀스하임·노쇼비체=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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