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 지원대출 61% 또 연체

  • 입력 2009년 9월 21일 02시 56분


2003년 신용카드 대란으로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급증하자 그들의 신용회복을 돕기 위해 2004년 3월 국내 최초로 설립한 배드뱅크(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의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한국자산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현재 한마음금융(배드뱅크) 신용회복 지원 건수(18만3951건) 중 61%인 11만2193건이 연체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신규 대출의 61%가 다시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진 것이다. 연체자 가운데 3개월 미만인 단기연체자는 3만984건(16.9%), 3개월 이상 장기연체자는 8만1209건(44.1%)을 차지했다. 연체 중인 금액은 단기연체(1600억 원)와 장기연체(8191억 원)를 합쳐 모두 9791억 원에 이른다.

한마음금융은 2004년 620개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설립한 신용회복 지원 프로그램이다. 2004년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신청을 받아 5000만 원 미만의 금액을 6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자에게 2조 원을 신규 대출해줬다. 채무불이행자는 이 대출로 기존 금융기관 대출금을 갚아 본인의 신용불량 정보가 해제됐고, 대출금은 최장 11년 동안 연리 6%의 장기 저리로 분할 상환하는 혜택을 받았다.

이 의원은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신용회복 지원 처방은 금융채무 불이행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면서 “최근 정부가 서민금융지원 대책을 우후죽순으로 발표하고 있지만 한마음금융의 사례로 볼 때 효과는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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