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내달 8일 증시 데뷔…생보사 上場물꼬 터진다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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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도 적극 추진

동양생명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된다.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사의 상장을 가능하게 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의결한 지 2년 만이다. 동양생명의 상장이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대형 생보사들의 상장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생보사 상장 1호 탄생

동양생명은 다음 달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경제위기로 상장계획을 철회한 이후 두 번째 도전이다. 동양생명은 23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쳐 29, 30일 청약에 들어간다. 공모 물량은 2000만 주로 액면가 5000원에 공모가는 1만7000∼2만2000원이 될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상장으로 확보하는 4000억 원 중 상당 금액을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6월 말 현재 199.5%인 지급여력비율이 260%대로 높아질 것으로 동양생명은 전망했다.

생보업계는 생보사의 기업공개로 자본조달 수단이 다양화돼 생보사들의 재무구조가 건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자본조달이 가능해져 인수합병(M&A)으로 거대 생보사가 출현할 수 있게 되고, 대형화로 자산규모가 늘어나면 자산관리 효율성이 커져 다양한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공시 의무 강화로 외부 감시기능이 활발해져 기업의 투명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기업공시 강화로 생보사 경영에 대한 정보제공 범위가 넓어져 불완전 판매 등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다.

김윤성 동양생명 상무는 “상장을 계기로 대형화의 기반을 구축해 2012년 생명보험업계 빅4 달성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빅3 생보사 상장 이끌어낼까

동양생명의 상장은 다른 생보사들의 상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빅3’를 비롯해 미래에셋생명 동부생명 등이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생보사 중 상장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한생명이다. 모기업인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상장을 통해 금융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분의 33%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 예금보험공사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상장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면 공적자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보 역시 상장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에 상장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상장에 나서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상장에 나서기 위해선 금융지주회사가 비금융 계열사를 거느리지 못하게 한 지주회사법 개정이 필요하다. 교보생명은 올 3월 신창재 회장이 “상장안이 마련되길 기다리다 우리 스스로 자본을 확충했고, 회사도 안정이 됐다”면서 상장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생명과 동부생명 등은 동양생명의 상장 과정을 지켜본 뒤 본격적으로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상장이 다른 생보사 상장을 앞당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제위기에 따라 위축됐던 자본시장이 풀려야 하고 회사별로 내부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어 당장 상장 바람이 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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