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팔, 전기밥솥-가습기로 판매영역 확대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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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인 팽경인 사장 밝혀

‘테팔’ 프라이팬으로 유명한 프랑스 가정용품 전문회사 ‘그룹 세브’의 한국 법인인 그룹 세브 코리아 팽경인 신임 사장(46·사진). 이달 초 취임한 그는 이 회사의 첫 한국인 지사장이자 그룹 세브 내 비프랑스권 출신 첫 여성 지사장이다. 이화여대를 나와 AC닐슨 코리아와 코닝 코리아를 거쳐 1997년 그룹 세브 코리아 설립 때 합류해 12년 만에 오른 자리다. 15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그룹 세브 코리아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사회적 성취를 가족의 공(功)으로 돌렸다.

“1993년 코닝 코리아에서 마케팅 담당 대리로 있을 때 아시아 어시스턴트 제품 매니저 제안을 받았어요. 회사 측은 1년의 절반은 해외에서 보내야 하니 가족의 동의를 얻으면 발령을 내겠다고 했죠. 그때 남편이 직접 시댁을 설득했어요. ‘아내가 가족의 굴레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주저앉는 걸 원치 않는다’고요. 그때부터 제가 날개를 달게 된 거죠.”

당시 두 살이던 딸은 이제 고교 3학년이 돼 최근 그에게 카드를 건넸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살더니 사장이 된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치열한 일터에서 여성이 성공하기 위해선 남편의 협조가 절실하고, 그 모습을 자녀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룹 세브 코리아는 2005년까지 줄곧 성장하던 매출 곡선이 2006년 꺾였다. 그해 4월 국내에서 판매되던 테팔 전기 그릴 제품에 대한 리콜 조치 때문이었다. 이 리콜을 주도한 게 당시 마케팅 이사였던 팽 사장이었다. “유럽에선 전기 그릴에 물을 넣어 사용하지만 한국 주부들은 물을 넣지 않아 과열의 우려가 있었어요. 발열 안전장치를 넣은 신제품으로 무상 교환해줬죠.”

고객의 믿음을 바탕으로 회사는 2007년부터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특히 손잡이를 탈부착할 수 있는 ‘매직 핸즈’ 프라이팬을 새로 내놓으면서 지난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15% 증가했다. 그는 “그동안 주방용품 회사로 인식됐던 그룹 세브의 판매 품목을 전기밥솥, 가습기 등 다양한 소형 가전으로 넓혀 나가겠다”며 “한-유럽연합 (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대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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