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이지송 토지주택공사 사장 내정자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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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공-주공 인력 2012년까지 24% 줄인다
민간기업 경영방식 도입
철저히 능력위주 인사

“민간기업의 노하우를 적용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겠습니다. 부실 경영이나 방만 경영, 도덕적 해이 같은 고질적인 문제도 없앨 겁니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통합해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이지송 사장 내정자(69·사진)는 8일 국토해양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경영방침을 밝혔다.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그는 ‘불도저’로 불릴 정도로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거대 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를 이끌어나가면서 체질을 변화시킬 적임자로 일찌감치 거론됐다.

임기가 3년인 이 내정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구조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토지주택공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두 공사의 부채는 86조 원이며 부채비율은 주공이 336%, 토공이 191%다.

이 내정자는 “취임하자마자 재무구조 개선팀을 출범시켜 부채의 내용과 경영부실의 원인을 상세하게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중복자산이나 재고토지(13조 원 규모) 및 미분양주택(3조 원 규모)도 이른 시일에 매각하기로 했다.

그는 두 공사의 기능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핵심 정책인 보금자리주택 건설, 토지은행, 녹색뉴딜 등 3개 분야의 사업기능은 강화하면서 △택지개발 △신도시개발 △도시개발 △재건축·재개발·도시환경정비 등 4개 기능은 축소하기로 했다. 중대형 분양주택 건설, 집단에너지사업 등 6개 기능은 폐지한다.

본사 조직은 12개 본부를 6개 본부로 줄이고 지사는 24개에서 13개로 통폐합한다. “토공 직원 1명 쓰고, 주공 직원 1명 쓰는 식의 산술적인 인사는 하지 않겠습니다. 철저히 능력 위주로 배치할 겁니다.”

대규모 인력 감축도 실시해 현재 7367명인 두 공사 임직원 가운데 1767명(24%)을 2012년까지 줄이기로 했다. 단, 신입사원은 채용한다. 하지만 이날 토공 노조가 성명을 내고 인력 감축에 강력 반발하는 등 벌써부터 진통이 시작되고 있다. 이에 이 내정자는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자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토지주택공사 본사를 어느 곳으로 이전할지는 통합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논의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이전 방안에 따르면 2012년까지 토공은 전북 전주시로, 주공은 경남 진주시로 본사를 각각 이전해야 하지만 두 공사가 통합되면서 본사를 어디에 둘지를 놓고 두 지역이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 내정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열린 마음으로 정도(正道)를 걸으면서 공기업의 모든 문화를 변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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