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도 모르는 ‘속옷 잘 고르는 법’

  • 입력 2009년 9월 3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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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부 다 속옷 매장이야?"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란제리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의 크기는 웬만한 단일 란제리매장 18개를 합쳐놓은 정도인 595㎡(약 180평) 규모. 이 곳에 입점한 국내외 란제리 브랜드는 25종, 판매하는 제품 가짓수는 총 500여 종류다. 실제로 둘러본 신세계 강남점 란제리 매장은 그야말로 '속옷 천지'였다.

신세계백화점이 이와 같은 '초대형' 란제리 매장을 연 것은 소비자들이 여러 속옷 브랜드들을 둘러보고 비교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속옷 매장은 백화점 입점 매장이나 일반 매장 모두 단일 브랜드 위주로 설치돼 제품 가격이나 디자인 등을 비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신세계 측은 "한 자리에 여러 제품이 들어와 있어 속옷 선택에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 것이 이 매장의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자리에 너무 많은 제품이 모인 것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독(毒)'이 될 수도 있다. 선택할 것이 너무 많아 제대로 고르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 추석 선물을 본격적으로 구입하기 전에 신세계백화점 란제리 바이어와 란제리 업체로부터 속옷 잘 고르는 방법과 올 가을 속옷 트렌드에 대해 들어 봤다.

●여자들도 모르는 '속옷 잘 고르는 법'

"여자들이라고 속옷 잘 고른다는 생각은 편견이에요. 대부분 겉옷만 신경쓸 뿐 속옷은 사이즈가 맞는지, 어떻게 입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신세계백화점 란제리 바이어인 최지영 씨의 지적이다. 게다가 연령대별로 속옷 고르는 방법도 다 달라야 하는데, 대체로 젊은 시절 습관대로 속옷을 구매하는 것이 잘못된 속옷 선택의 주된 이유가 된다.

연령대별 속옷 구입 포인트를 보면 10대 여성이 속옷을 살 때는 자신의 사이즈보다 반 치수 정도 큰 것을 고르는 게 좋다. 대체로 신체 발육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작은 것보다는 넉넉한 것이 좋으며, 특히 와이어가 없는 러닝형 브래지어가 추천 상품이다. 20대엔 무엇보다 '사이즈'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대부분 10대 때 쟀던 가슴둘레를 기준으로 속옷을 구매하기 때문에 너무 작거나 너무 큰 것을 사는 경우가 많다.

여성 브래지어 사이즈는 윗가슴 둘레에 밑가슴 둘레를 빼서 그 차이가 7.5cm 이하면 AA컵, 10~12.5cm면 A컵이 되며 이 길이가 2.5cm 커질 때마다 컵 사이즈가 하나씩 늘어난다. "지금이라도 줄자를 재서 제대로 된 사이즈를 확인하라"는 게 속옷 바이어들의 충고.

30~50대 여성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체형보전이나 편안함 등 기능적인 부분을 중시해야 한다. 이 나이대의 소비자들은 속옷을 통해 몸매를 더욱 강조하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 최 바이어는 "30대라도 올인원이나 거들, 롱브라 등 체형 보정기능이 있는 속옷을 미리 입어두는 게 좋다"며 비너스, 비비안, 와코루 등의 제품을 추천했다.

남자 속옷은 어떨까. 국내 남성 속옷도 거의 대부분 여성들이 구매하다 보니 오히려 여성들이 남성 속옷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하다. 남자 속옷은 사이즈보다는 어떤 겉옷을 입는지 고려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와이셔츠'로 부르는 드레스셔츠 안에 내의를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얀 셔츠 안에 꼭 하얀 내의를 입는 것이 중요하다. 또 타이를 많이 맬 때는 V자로 벌어지는 런닝셔츠를 입는 게 좋고 캐주얼 차림에는 둥근 모양의 내의를 입는 게 편하다.

●올가을 란제리 트렌드는 '톡톡 튀는 컬러'

속옷 업계에서는 올 가을 속옷 트렌드가 '색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겉옷이나 패션 소품이 전반적으로 검은색 계열이 눈의 띄는 만큼 각 업체들이 다양한 색상의 란제리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엔 매년 가을 겨울에 판매량이 높은 붉은색 외에도 파란색 계열의 속옷과 자몽색, 샴페인 색 등 여러 색깔의 속옷이 새로 출시될 전망이다.

황혜연 비비안 디자인실 팀장은 "올 가을 겉옷에서 검은색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속옷은 다양한 색상이 유행할 전망"이라며 "겉옷의 불랙 계열이 지루하게 느껴지면 여러 색깔의 속옷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올 가을의 좋은 패션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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