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신용등급 전망 상향

  • 입력 2009년 9월 2일 1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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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피치IBCA사가 2일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한 단계 올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여 년간의 한국의 경제회복 노력이 긍정적이었음을 국제적으로 공인한 것이다. 특히 투자적격 국가들 중에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올렸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피치는 지난해 9월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27개 국가의 신용등급 혹은 신용등급전망을 하향조정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며 지난해 11월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현재까지 피치가 신용등급과 전망을 올린 국가는 한국과 우루과이 뿐인데, 투자적격(BBB- 이상)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피치는 올해 7월 연례협의 때 경제위기 이후 대응, 재정과 금융부문의 문제, 대북 문제 등 3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했다"며 "신용등급전망 상향으로 한국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을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은행과 공기업의 신용등급도 상향조정될 전망이다. 피치사는 이날 한국전력 등 11개 공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공기업과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이 올라가면 해외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할 때 가산금리가 크게 떨어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도 조만간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무디스의 경제예측 부문 자회사인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은 2일 '한국 더블딥 가능성 낮다'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수 경제가 회복을 보이고 있고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한국 경제의 이중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피치IBCA는 S&P와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로 1997년 영국의 IBCA그룹과 미국의 피치 인베스터의 합병으로 피치IBCA가 되었다.

한편 해외 투자은행들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을 빠르게 상향조정하고 있다. 특히 올해 1, 2월 경부터 마이너스 성장 예측이 대세를 이룬 이후 처음으로 성장 전망치를 플러스로 수정한 곳이 생겼다.

다이와증권은 1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1%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2분기 경기선행지수의 개선으로 3분기에 뚜렷한 성장률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선행지수가 8,9월에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면 올 4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6% 가까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도 지난달 31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에서 0%로, 내년 전망치를 3%에서 5%로 각각 올렸다.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수출전망이 좋고, 이는 기업투자와 민간소비에 대한 전망도 밝게 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올 7월 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5%로 올린 모건스탠리도 같은 날 보고서에서 "산업생산과 판매가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앞으로 성장률의 지속적인 상향 조정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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