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다 구리-원유 투자수익 높았다”

  • 입력 2009년 8월 27일 02시 53분


올 원자재 투자 희비 갈려
기초금속 추가 상승 여력

전문가들은 올 초부터 원자재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라고 강력 추천했다. 실제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자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원자재는 연초 이후 꾸준히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원자재라도 다 같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연초 이후 원자재 수익률은 상품별로 뚜렷하게 차이가 났다. 구리를 선두로 한 기초금속과 원유는 상승세인 반면 금은 달러화 움직임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하고 곡물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9년 1월 2일의 원자재 가격을 100포인트로 환산해서 비교했을 때 25일 기준 구리(런던금속거래소 3개월물)는 195.3으로 상승률이 95.3%나 됐다. 원유(서부 텍사스산 원유 10월물)는 122.9, 곡물 원유 등 19개 상품의 선물(先物) 가격을 산정한 로이터제프리CRB지수는 110.0이었다. 그러나 12월물 금은 106.8에 그쳤고 옥수수(시카고상품거래소 12월물)는 71.6으로 ―28.4%였다.

구리는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원자재 사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 가격이 급등한 반면 옥수수 밀 대두 등의 농산물은 올해 기후가 좋아 공급이 늘면서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대비한 원자재 투자는 필요한 시점이지만 상품별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단기적으로 유망해 보이는 원자재는 구리를 포함한 기초금속과 원유다.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가 1987∼2008년 22년간 물가상승률과 원자재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원유, 상품지수, 농산물, 금 순서로 민감도가 높았다. 향후 경기가 회복돼 물가상승률이 높아진다면 원유의 수익률이 가장 좋다는 뜻. 구리 알루미늄 등의 기초 금속은 단기간 급등해 일시 조정은 있겠지만 당분간 상승 여력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선진국들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각종 지원책을 쓰고 있어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농산물과 금은 단기적으로 투자 전망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금융시장 안정으로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안전자산을 대표하는 금이 큰 폭으로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 곡물 역시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약세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단기적으로 유망해 보이는 원유와 기초 금속에 투자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원유에 투자하려면 원유 펀드나 러시아 펀드를, 기초 금속에 투자하려면 금속 광물 비중이 높은 천연자원펀드를 활용하면 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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