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 태양광 종주국 日 뚫었다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발전시스템 대규모 수출 계약

지난달 말 일본 환경업체인 ‘사닉스(SANIX)’의 무네마사 신이치(宗政伸一) 사장 일행이 LS산전을 찾았다. 사닉스사는 일반 가정집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설치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 사업에 필요한 태양광 모듈 공급 등을 상의하기 위해 LS산전을 방문한 것이었다.

일본에는 미쓰비시, 산요, 교세라, 샤프 등 태양광 분야의 쟁쟁한 기업이 많기 때문에 사닉스사의 방문은 이례적이었다. 이들은 LS산전의 충남 천안시 태양광발전시스템 생산 공장과 충북 청주시의 전력기기 공장 등 5개 생산라인을 꼼꼼하게 둘러봤다. 무네마사 사장은 “LS산전의 기술이 일본 업체에 뒤지지 않는다”며 “LS산전과 지속적인 사업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LS산전이 ‘태양광 종주국’으로 불리는 일본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공급한다. LS산전은 12일 일본 사닉스와 일반 가정집 5000채에 연간 15MW 이상의 태양광발전시스템을 납품하는 내용의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사닉스가 일반 가정집 1만여 채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연간 1000억 원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LS산전은 기대했다.

사닉스는 LS산전의 태양전지 모듈의 효율화 비율(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비율)이 14.6%로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최근 엔화 강세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가 태양광발전에 정책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계약 성공의 한 요인이 됐다. 올해 3월 일본 정부는 태양광발전설비 도입량을 2020년까지 현재의 20배로 늘린다는 ‘태양광발전 세계 제일 플랜’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주택용 태양광발전설비를 도입하는 가정에는 kW당 7만 엔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주환 LS산전 신재생에너지 비즈니스유닛(BU)장은 “일본에서는 자국 기업을 선호하고 품질 기준이 까다로워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공급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계약 성사를 계기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LS산전은 2010년까지 그린비즈니스 분야에 2000억 원을 투자해 2012년 7000억 원, 2015년 2조1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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