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터미널 금싸라기땅’ 사모펀드에 우선협상권 갔지만…

  • 입력 2009년 8월 6일 02시 57분


현대-롯데-신세계 ‘막판반전’ 노린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도 ‘금싸라기 땅’인 서울고속버스터미널(강남터미널)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코아에프지’가 선정된 가운데 현대백화점 롯데쇼핑 신세계 등 국내 유통 3강도 관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차순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백화점은 매각 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우선협상대상자인 코아에프지의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강남터미널 지분이 38.74%에 그쳐 실질적 경영권을 담보할 수 없고, 만약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협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 상인들과 갈등이 빚어질 경우 사모펀드가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분석이다.

이번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도 재매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합병(M&A)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아에프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 후 재매각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탈락한 롯데는 물론이고 처음부터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은 신세계 역시 완전히 발을 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유통 3대 강자’인 롯데 신세계 현대는 진작부터 강남터미널 매각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이 지역은 공시지가 8000억 원, 시가 1조∼1조5000억 원, 용지는 15만 m² 규모로 어느 유통그룹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향후 강남권 백화점의 매출 순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세계의 경우 강남터미널 인근에 강남점이 있고 롯데는 약 2km 떨어진 지점에 있는 롯데칠성물류센터 터를 상업·업무 시설로 개발하고 있다.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이 있는 현대백화점도 2012년 양재점을 개점할 계획이어서 3개 회사 모두 상권이 중복된다는 문제가 있다.

강남터미널 용지 인수가 이들 업체에 당장은 매력적이지 않지만 그렇더라도 경쟁사가 차지하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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