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1조 투자땐 최대 2500억 돌려받는다

입력 2009-07-03 03:00수정 2009-09-22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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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3차 민관합동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위기 극복에만 집중하면 위기 이후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민관합동회의 ‘기업 투자촉진 방안’ 발표

“OECD 최고수준 세액공제”…M&A 방어 ‘포이즌 필’ 도입
“재계요구 대부분 들어줘…이제는 기업이 나서줘야”

내년부터 2012년까지 기업들이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최대 35%를 세액 공제를 통해 돌려받게 된다. 또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5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가 연내 조성된다.

정부는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민관(民官)합동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을 위한 투자촉진 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방안은 규제 완화를 통해 투자 계획을 가진 기업의 빠른 투자를 유도하고 R&D 투자 촉진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세제(稅制)와 재정 지원, 규제 완화 등 3대 정책수단을 총동원했다. 기업들이 그동안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 온 건의사항들을 대부분 들어줬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반기엔 재정이 바닥나면서 정부가 상반기처럼 ‘실탄’을 쏟을 수 없는 만큼 기업의 투자를 경기회복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언제까지나 재정의 힘으로 경기침체를 막고 고용불안을 해소할 수는 없다. 이제는 정말 기업이 ‘바통’을 이어받을 때”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세금 깎아주고…

이번 대책의 핵심은 R&D 투자 세액공제 혜택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이다. 특히 핵심 원천기술에 대한 R&D 세액공제 비율은 ‘투자액의 3∼6%(중소기업은 25%)’에서 내년에는 25%(중소기업은 35%)로 4∼8배 높아진다. 1조 원을 투자할 경우 2500억∼3500억 원을 세액공제 형태로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응용기술과 그린수송시스템, 신재생에너지 등 정부가 지정한 17개 신성장동력에 대한 R&D 세액공제 비율도 3∼6%에서 20%(중소기업은 30%)로 올라간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내놓은 R&D 투자 세액공제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로 끝날 예정이었던 △R&D 설비투자 세액공제 △R&D 관련 출연금 등 과세특례 △기업 부설연구소용 부동산 지방세 면제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 등도 2012년까지 일괄 연장하기로 했다.

○ 자금 지원하고…

정부와 산업은행, 기업은행, 국민연금 등이 공동으로 자금을 모아 5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눈에 띈다. 설비투자펀드가 투자하는 기업에 산은과 기은이 5조 원을 패키지로 추가로 대출할 예정이어서 총 10조 원의 투자자금이 마련되는 셈이다. 정부는 펀드 규모를 이르면 내년까지 20조 원으로 확대하고 패키지 대출도 20조 원으로 늘려 모두 40조 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직접 재정 투자도 확대해 올해 12조3000억 원 수준의 R&D 예산을 2013년까지 연평균 10.5%씩 증액할 계획이다. 민간의 자발적인 R&D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부가 설정한 과학기술 관련 목표를 달성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R&D 사후보상제도 내년부터 실시된다.

○ 규제 풀어주고…

그동안 경제단체가 완화해줄 것을 호소했던 각종 규제도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춤형’ 개선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석탄을 가스로 변환시키는 합성천연가스 플랜트, ‘도시광산’으로 불리는 폐금속자원 재활용업 등 10개 부문의 사업 과정에서 투자를 가로막았던 규제를 동시에 풀어가기로 했다. 이 중에는 하이닉스반도체 투자 확대의 걸림돌이었던 상수원 인근 지역의 각종 입지 규제를 ‘사전 제한’ 방식에서 ‘총량제 및 배출 규제’ 방식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기업들은 이런 사업에 대해 이미 투자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어서 규제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2, 3년간 약 7조 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면서 재계의 숙원인 포이즌 필(Poison Pill)을 연내에 법제화하기로 했다. 구본진 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포이즌 필 제도가 도입되면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유보한 자금을 설비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미래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사회에 대한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위기 이후 새로운 질서에서 앞서려면 지금이 신성장동력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포이즌 필(Poison Pill):

‘독이 든 알약’이라는 뜻으로 대표적인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 수단이다. M&A 시도가 있을 때 기존 주주들에게 특별한 권리를 부여해 상대방이 매수를 단념하도록 하는 방어 전략이다. 기존 주주들에게 새로 발행한 주식을 헐값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거나, 기존 주식을 다수의 신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방법이 주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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