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가 권리금 6개월새 64.9% 급등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송파-서대문구 100% 이상 뛰어

소자본 창업시장 점차 활기

경기 침체로 꽁꽁 얼었던 소자본 창업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창업을 문의하는 이가 늘고 상가 권리금도 최근 크게 올랐다. 동아일보가 상가 매매 컨설팅회사인 점포라인,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강남, 강동, 광진, 서대문, 서초, 송파, 종로, 중구 등 8개구에 등록된 132∼165m²(약 40∼50평) 규모의 상가 자료 7914건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평균 권리금이 64.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상가 평균 권리금은 7062만 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1억1650만 원으로 올랐다. 2007년 평균 권리금은 1억1040만 원이었다. 권리금이 글로벌 경기 침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셈이다.

구별로는 송파구(112.4%)와 서대문구(106.4%), 서초구(95.6%)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반면 강동구(0.9%)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은 “대규모 주거단지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창업 수요가 늘어난 것이 권리금에 반영됐다”며 “강동구에는 현재 대형 상가가 건설 중이어서 예비 창업자들이 창업을 회피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상가 평균 매매 가격도 31.1% 올랐다. 지난해 10월 1억3117만 원이던 같은 규모의 이 지역 상가 평균 매매 가격은 지난달 1억7190만 원으로 올랐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문을 두드리는 예비 창업자도 늘고 있다. BBQ 등 9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제너시스’에 따르면 이 회사에 대한 창업 문의는 지난해 12월 2000여 건에서 지난달 3000여 건으로 늘었다. 이 회사 박상민 팀장은 “문의뿐 아니라 실제 창업자도 지난해 말에 비해 5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생맥주 전문점 ‘치어스’는 “매달 한 차례 여는 창업설명회에 1월에는 10명 남짓 참석했지만 지난달에는 5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고 밝혔고, 만두 전문점인 ‘만두 빚는 사람들’은 “가맹 문의 전화가 연초에 비해 3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자본 창업 시장의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민 경기 회복의 조짐이라는 분석과 퇴직자의 ‘생계형 창업’이 시기적 요인과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연구원 이사는 “최근 권리금 오름세는 제과점과 편의점, PC방 등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경기 밀착형 점포’가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식 전문점 ‘오니기리와 이규동’의 이태형 이사는 “창업 수요가 각 기업의 연말 인사 직후인 2∼6월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본격적으로 창업 시장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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