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원 맞춤수업 만족… 인턴취업 보여요”

  • 입력 2009년 5월 6일 02시 58분


미국대학생취업연수(WEST) 프로그램으로 미국 시카고에 머물고 있는 반지은 씨(가운데 줄 왼쪽)가 어학원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제공 반지은 씨
미국대학생취업연수(WEST) 프로그램으로 미국 시카고에 머물고 있는 반지은 씨(가운데 줄 왼쪽)가 어학원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제공 반지은 씨
대학생 美취업연수 WEST 프로그램 한달

“토익 ‘찍기’아닌 체계적 공부

홈스테이 좋지만 다소 비싸

사전 정보수집이 성공 관건”

진민희 씨(23·여·부산대 식품영양학과 4학년)는 매일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63층에서 영어 회화 수업을 듣는다. 수업이 없을 때는 ‘자라’ ‘포에버21’ ‘H&M’ 같은 패션 브랜드 매장을 찾는다. 진 씨는 “관심이 많았던 비주얼머천다이징(VMD) 선진 문화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배우는 것도 즐겁다”고 말했다.

한 번도 외국에 가본 적이 없던 진 씨는 미국대학생취업연수(WEST) 프로그램 1기생으로 선발돼 3월 말 미국에 도착했다. 진 씨를 비롯해 출국에 앞서 동아일보에 WEST 이수 계획을 밝혔던 서인석(26·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안수진(22·여·한국외국어대 법학과 3학년), 이석균(26·서울예술대 광고창작학과 2학년), 반지은 씨(23·여·강릉대 영문과 4학년)에게 미국 체류 한 달을 들어봤다.

본보 2월 24일자 A3면 참조 ▶ “세계를 향한 도전… 인생 최대의 기회로 만들어야죠”

이들은 “WEST 2기생들이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한국에서 최대한 정보를 수집한 뒤 출국길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기생들은 8월 말 출발한다.

○ 체계적인 영어 수업

WEST 1기 참가자 190명은 대개 9월까지 어학연수를 받게 된다. 안 씨는 샌프란시스코 인트랙스 어학원에서 토익 수업을 듣는다. 안 씨는 “한국에서 지겹게 들었던 토익 수업을 또 들으라니 불만이 생기기도 했다”며 “그러나 수업을 들어보니 한국처럼 단순한 ‘찍기’ 기술이 아니라 답이 되는 이유까지 자세히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학원은 말하기 수업, 비즈니스 기초반, 인턴십 준비 과정 등 반 편성이 다양해 자신의 수준에 맞춰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다.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테네시주립대에서 공부했던 반 씨도 “학업에는 신경을 안 써도 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면서 “일상 언어가 아닌 비즈니스 영어를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어 수업에 한국 학생이 많은 점은 불만”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주입식 수업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이 토론 수업에 잘 적응하지 못해 수업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가 많다”며 “시카고에는 아예 WEST 참여자로만 한 반이 구성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수업 수준이 높을수록 외국인 학생이 많고 자신이 직접 수업에 참여할 기회도 늘어난다. 서 씨는 “1기 모집 선발 기간이던 1, 2월에 꾸준히 토익, 문법, 연설문 듣기 공부를 한 점이 레벨 테스트에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씨는 시카고 인트랙스 어학원에서 공부하는 WEST 참가자 중 유일하게 영어회화(ESL) 레벨 10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 아파트 거주 선호

WEST 참여자들의 미국 내 거주 형태는 홈스테이, 기숙사, 아니면 아파트다. 기숙사에 비해 홈스테이나 아파트 선호도가 높다. 기숙사는 비용에 비해 시설이 좋지 않은 곳이 많다. 홈스테이는 만족도는 높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서 씨는 4월까지 홈스테이를 했지만 이달부터 아파트를 빌려 생활하고 있다. 한국 학생 셋이 아파트 하나를 빌리거나 외국인 학생 한 명을 포함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이 씨도 “출국 전 홈스테이를 신청했다가 취소하고 미국에 유학 온 한국인 룸메이트와 살고 있다. 이쪽이 사는 데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 인턴 취업이 관건

WEST 프로그램을 주관한 글로벌인턴지원단과 각 지역 영사관은 참가자들이 현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WEST 프로그램 참가자가 많은 일부 현지 어학원은 아예 WEST 전담 창구를 마련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고비는 인턴 취업. 이 프로그램의 스폰서 기관들은 참가자 프로필을 받아 희망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WEST 1기생들은 “당초 우려와 달리 스폰서 측에서 적극적으로 인턴 자리를 알아봐 주고 있다”며 “영어 실력에 따라 인턴 수준 격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인턴지원단은 2기생을 모집하고 있다. 관심 있는 학생은 각 대학 해외 교류처 등에 문의하면 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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