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車산업 ‘3중고’

  • 입력 2009년 4월 21일 06시 39분


■차-부품 제조 53개사 설문

위기대처 방법은? “경비 절감” 48.5%

경기회복 전망은? “내년 상반기” 41.2%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부산의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 자금난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한국은행 부산본부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제조 및 부품 제조업체 53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0%가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답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38.5%는 ‘크게 악화됐다’고 밝혔다. ‘수익성에 큰 변화가 없다’고 응답한 업체는 3.8%에 불과했고 ‘양호하다’고 답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매출 감소도 심각했다. 내수와 관련해 ‘크게 감소했다’(72.5%), ‘감소했다’(25.5%)라고 응답하는 등 전체의 98%가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내수보다는 덜했지만 ‘크게 감소했다’(41.9%), ‘감소했다’(37.2%)라고 답하는 등 79.1%가 수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이 겹치면서 32.7%가 ‘자금 사정이 매우 나쁘다’, 50%는 ‘나쁘다’고 응답했으며 자금 사정이 좋다는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외부 자금 조달은 78.7%가 ‘은행차입’에 의존하고 있고 대출 형태는 43.7%가 부동산담보대출, 37.1%는 보증대출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48.5%는 경비 절감을 통해 위기를 이겨나가고 있으며 21.1%는 기술개발, 19.2%는 인원 감축, 4.1%는 설비 축소, 3%는 자산매각 및 한계사업 정리, 1.1%는 기업합병을 통해 위기에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업종의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라고 전망한 업체가 41.2%로 가장 많았다. 이어 27.4%는 ‘올해 하반기’, 19.6%는 ‘내년 하반기’, 9.8%는 ‘2011년 이후’ 등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지역 자동차업체들이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내수기반 확대를 위한 ‘신차 구입 시 세 감면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 말 현재 부산지역 자동차산업 관련 업체는 자동차용 엔진 및 자동차 제조업체(3개), 차체 및 트레일러 제조업체(4개), 부품제조업체(288개) 등 295개로 종사자는 약 1만2000명에 달한다. 2007년 말 기준 자동차산업은 지역 제조업 중에서 부가가치와 종사자 비중이 각 14.6%와 7.4%에 달하는 대표적 주력산업으로 성장했다. 노동생산성은 1인당 1억4000만 원으로 7000만 원인 제조업의 2배 수준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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