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펀드 月수익률 24%까지… 환매할까, 묻어둘까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3분


러시아펀드의 단기 수익률이 크게 오르면서 러시아펀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할지, 아니면 증시 반등을 이용해 환매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러시아펀드는 1개월 평균 수익률이 24.26%, 3개월 수익률이 7.93%로 같은 기간 해외펀드 평균 수익률을 크게 웃돈다. 증시가 최근에 큰 폭으로 오른 것이라 6개월 수익률(―61.06%)과 1년 수익률(―73.62%)은 여전히 안 좋다.

최근 러시아 증시의 상승은 유가 안정과 관련이 깊다. 러시아 RTS지수는 전체 시가총액의 60%가 가스프롬 등 에너지 관련 기업으로 구성돼 유가와 밀접하게 움직인다. 유가가 이달 들어 배럴당 40달러대에서 50달러대로 오르면서 RTS지수는 이달 초 539.37에서 27일 721.16으로 한 달 만에 33.7% 올랐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종철 연구원은 “경기 침체기에 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기는 어렵더라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실물자산 선호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자재 중 금값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투자수요가 원유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화해 무드가 조성돼 러시아의 지정학적 위험도가 줄어든 것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그동안 러시아 신용등급을 낮춰 왔던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최근 러시아 신용등급을 Baa1으로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 러시아펀드 투자자는 러시아 증시 하락 시 투자비중을 늘리고, 신규 투자자는 증시의 점진적 상승을 염두에 둔 적립식 투자에 나설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러시아 증시에 대한 조심스러운 시각도 적지 않다.

삼성증권 채수호 연구원은 “최근 러시아 증시의 반등은 러시아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보다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러시아는 대외채무 상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렇게 단기적으로 오르는 기회를 이용해 부분 환매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부족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러시아 정부는 12월 295개 기업에 대한 특별지원을 발표한 이후 2월 일부 기업에 대한 지원 중단을 밝히는 등 정책 일관성이 떨어진다”며 “또 러시아는 개별 기업의 도산 및 채무불이행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허 연구원은 “러시아 증시가 4, 5월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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