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9년 2월 4일 16시 4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상가의 몰락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 4일 동아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박제균 앵커) 경기가 극심한 침체기로 들어서면서 상가 시장의 불황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 틈새 상품인 상가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김현수 앵커) 예.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서울 강북의 명동과 동대문, 강남의 압구정동과 청담동도 예외가 아니라고 하는데요. 그 현장을 경제부 정혜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정 기자, 빈 가게가 어느 정도 있던가요?
(정혜진) 지난해 11월 문을 연 서울 중구 을지로의 '굿모닝 시티'를 2일 오후 다녀왔는데요. 영업을 시작한지 80일이나 지났지만 한 눈에 보기에도 층마다 빈 곳이 절반 이상 될 정도로 듬성듬성했습니다. 층 별로 470개 정도의 점포가 있는데 스포츠 용품을 파는 지하 2층과 남성복을 파는 지상 3층을 제외하고는 층마다 임대가 된 점포가 50개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도 천으로 물품을 덮고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상당수였습니다. 또 지하철 4호선 을지로입구 역에서 3분 거리 정도에 있는 명동의 한 건물은 14개 층 중 두 개 층만이 임대인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박 앵커) 유동 인구가 많은 편인 강남도 마찬가지인가요?
(정혜진) 예, 그렇습니다. 도산대로 인근의 6, 7층짜리 새 건물이나 압구정동과 청담동의 로데오거리 인근의 1층에도 '임대 문의'라고 붙여놓은 가게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체 점포의 10%가 매물로 나와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요. 특히 한 때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춰 최고의 투자 상품으로 꼽혔던 강남구 도곡 렉슬, 대치 아이파크 등 핵심 지역의 단지 내 상가에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문을 닫는 가게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상준 / 도곡 렉슬 단지 공인중개사
(불황의 여파로) 공실률보다는 임대료 부분에 있어서 크게 조정이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년 전에 비해서 거의 30~40% 정도 월세부분이 조정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 앵커) 상황을 듣고 보니 침체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한데요, 이 경우 상가 주인 뿐 아니라 자영업자, 즉 임차인한테도 금전적인 피해가 갑니까?
(정혜진) 지난해 초 강남 대단지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실평수 50㎡, 15평 기준으로 권리금이 적게는 1억 원에서 많게는 3억 원까지 형성돼 있었습니다. 이 경우 임대료는 월 1000만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장사가 되지 않아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가게를 닫아야 하는데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이 권리금은 고스란히 날리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까지 대치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하던 사람이 권리금 1억5000만 원을 포기하고 가게를 비운 뒤로 아직까지 이 점포는 비어있는 상태인데요. 최근에는 상가 주인이 보증금을 못 내 줘 소송까지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는 자영업자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유영상 / 상가 114 소장
경기가 어려워지게 되면 공실이 자연스레 증가가 되고요. 그 다음 권리금부터 우선적으로 하락을 하게 됩니다. 권리금이라는 것은 매출의 척도이기 때문에…. 매출이 떨어지게 되면 임대가를 낮춰 달라고 하는 요구가 쇄도를 하게 됩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신규 분양 상가들은 어떤 방법으로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있습니까.
(정혜진) 분양가를 낮추거나 분양 조건을 완화시키는 업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SH공사가 공급하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동남권유통단지 '가든파이브'는 최근 분양가의 20%였던 계약금을 15%로 낮췄습니다. 전매제한 기간도 3년에서 2년으로 줄였습니다. 또 송파구 신천동의 '트리지움' 상가도 개별 상담을 통해 신규 분양자들에게 기존 분양가의 10% 이상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명동의 주상복합상가 '아르누보센텀'은 20일 정도 되는 인테리어 공사 기간에 임대료를 면제해 주고 5년 계약시 2년간 임대료를 동결해 주고 있습니다. 동대문의 '굿모닝시티'도 큰 규모로 분양을 받을 경우 초기 3개월 동안 임대료를 내지 않고 관리비만 내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김 앵커) 세입자들의 호응은 있나요?
(정혜진) 아직까진 미미한 상태입니다. 일부 상가 주인들은 완화된 조건에도 가격을 흥정할 세입자의 문의조차 오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상가 임대를 원하는 수요자라면 경기 침체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은 만큼 분양가 인하에 따른 단순 수익률 계산에 앞서 상권과 입지 분석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 앵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