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머리로… 아내는 발로… 일본 보안SW시장 뚫었죠

  • 입력 2008년 12월 19일 03시 07분


‘테르텐’ 윤석구 - 이영 부부

“남편의 치밀한 전략 덕분입니다.” “아내의 영업력 때문이지요.”

보안소프트웨어 회사 ‘테르텐’의 윤석구(41) 사장과 부인 이영(39) 부사장은 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0년 회사 설립 이후 줄곧 함께 일하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욱 굳어진 듯했다.

테르텐은 디지털저작권보호(DRM)와 데이터 유출 방지(DLP) 소프트웨어를 생산한다.

올해 4월부터 일본 포털업계 선두인 ‘야후 저팬’ 만화서비스에 DRM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8월에는 일본 교과서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도쿄서적’과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전반적으로 디지털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 보안소프트웨어 시장이 발달했다. 이는 웬만큼 기술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진출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윤 사장은 “일본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기술력을 갖추려면 국내에서 출시 가능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3∼5배 많은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2005년 처음 일본 시장을 두드렸을 때 큰 벽에 가로막힌 느낌이었다고 했다.

마침내 벽을 뛰어넘은 힘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현지 시장 파악이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던 윤 사장은 지금은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전혀 없을 정도로 능숙해졌다.

그는 “이 모든 것이 국내 영업을 책임진 이 부사장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 보안 전문가들 모임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이듬해 결혼했다. 암호 전문가였던 부인은 3년 뒤 박사과정을 그만두고 창업에 동참했다.

올해 전년 대비 50%가 넘는 매출 성장을 이룬 부부는 “내년에 한국과 일본 시장을 다진 후 2010년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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