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상대 2조원대 다단계 사기…대구경제 강타

  • 입력 2008년 11월 21일 19시 59분


실물경제 위기로 얼어붙은 대구 지역 경제에 1조9000억 원 피해 규모의 건강용품 다단계 판매 사기 사건이 터져 파문이 일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사기행각을 벌여 온 다단계판매 업체 ㈜리젠의 영남권 센터 27곳 중 11곳이 몰려 있는 대구 지역의 피해가 가장 컸다. 부산 대구 경남 경북 피해자 1만5000여명 가운데 1만700여 명이 대구지역 주민들.

이 회사는 업소용 안마기나 공기청정기 등 건강용품(대당 440만 원)을 구입하면 이를 목욕탕 등에 대신 빌려주고 8개월만에 580만 원을 배당금 형식으로 지급한다고 속여 유사 수신 행위를 했다.

경찰은 이 회사가 초기에는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꼬박꼬박 지급하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받게될 배당금을 재투자하도록 권유, 대부분 이를 받아들이도록 유도했다.

피해자 중 상당수는 투자 경험이 별로 없는 40~50대 주부 등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에 1억여 원을 투자해 돈을 날린 여성 김모(45) 씨는 "집까지 담보로 잡고 돈을 마련했는데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는 어떻게 물어야 하느냐"면서"이제 어떡하면 되느냐"고 하소연 했다.

2억여 원을 투자했다 몽땅 날리게 된 이모(51) 씨는 "나처럼 돈을 날리게 된 일부 여성 회원은 남편으로부터 이혼 요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의 상당수는 땅을 팔거나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돈을 투자했으며 일부는 친인척에게도 투자를 권유해 함께 손실을 입었다.

한 피해자는 "은행계좌에 배당금이 잘 들어왔고 업체 보유 부동산도 많은 것 같아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사 부동산은 대부분 근저당 설정이 돼 있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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