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민관 손잡고 아프리카 자원 확보를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中-日등 한발 앞서 정성 들여

늦은 출발 만회할 대책 절실

“몇 십 년 전의 한국은 ‘가난한 나라(Poor Country)’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부자 나라(Rich Country)’입니다. 저희도 지금은 가난하지만, 한국처럼 부자 나라가 되고 싶습니다.”

최근 해외 출장 중 만난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엘리세 라자카 에너지광업부 장관의 말입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이 나라의 수도인 안타나나리보의 칼턴 호텔에서 한국의 대한광업진흥공사와 마다가스카르의 국가광업전략산업청(OMNIS) 간 자원개발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직후 열린 축하 만찬에서 소감을 밝힌 것입니다.

‘한강의 기적’에 대한 감탄과 동경은 마다가스카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에서 이달 3일 만난 김한수 주(駐)남아공 대사는 “특히 말로만 듣던 한국의 발전상을 직접 보고 온 아프리카 인사들은 열렬한 한국 팬이 된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아프리카 자원개발 상황을 점검하고 5일 귀국한 김신종 광진공 사장도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은 아프리카의 자원개발 협력을 이끌어낼 좋은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자원의 보고(寶庫)’인 아프리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넘어야 할 난관도 적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아프리카를 식민 통치했던 영국 프랑스 같은 서방 선진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일본 중국도 오래전부터 아프리카에 지극한 정성을 쏟아 왔기 때문입니다.

강영수 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장은 “최근 앙골라의 산골 광산을 시찰했는데 그 오지(奧地)에서 길을 닦는 인부들이 모두 중국인인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더군요. 광진공의 한 고위 임원도 “아프리카 인사 중에는 ‘한국이 어떻게 감히 일본 중국과 경쟁하려 하느냐’고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꽤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위해서라도 아프리카를 ‘미지(未知)의 세계’로 방치할 수 없습니다. 강대국들보다 ‘늦은 출발’을 만회하려면 한국 정부와 민간기업의 ‘2인3각 전략’은 어느 나라보다 효율적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부형권 산업부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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