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더 팔고 덜 남겼다

  • 입력 2008년 10월 25일 03시 01분


매출 20조 육박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의 절반

반도체, 매출액 4조7800억… 전분기보다 4% 늘어

정보통신, 휴대전화 앞세워 6조8500억 원 매출 기록

LCD, 1년새 매출 20% 늘고 영업이익 44% 감소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7∼9월) 본사 기준 매출액이 20조 원에 육박하면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올렸다. 해외법인까지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도 처음으로 30조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의 동반하락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본사 기준 매출액이 19조2562억 원으로 작년 동기(同期)의 16조6800억 원보다 15%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3분기의 연결 기준 매출액도 전 분기(29조1000억 원)보다 4% 증가한 30조27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30조 원대에 올라섰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조234억 원, 1조2200억 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각각 50%, 44% 줄어 수익성은 급감했다.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4조7800억 원(이하 본사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5% 줄어들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4% 늘었다. 영업이익도 2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측은 비(非)메모리 반도체(시스템LSI)의 분기 매출액이 처음 1조 원대에 진입한 데 힘입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치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 부문에서는 휴대전화 판매량이 전 분기(4570만 대)보다 13% 증가한 5180만 대로 처음으로 5000만 대를 돌파해 세계 시장점유율이 17%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 부문 매출액은 6조8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났다.

삼성전자 IR팀장인 주우식 부사장은 “3분기에 노키아, 소니에릭손, LG전자 등 경쟁사들의 판매량은 모두 줄었는데 우리만 유일하게 늘어났다”며 “연간 2억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프리미엄 마켓뿐 아니라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CD 부문과 디지털미디어(DM) 부문은 경기 침체와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LCD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4% 감소했고, DM 부문도 같은 기간 30% 가까운 매출액 신장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10∼12월) 실적에 대해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소 어둡게 전망했다. 특히 당초 올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만 7조 원을 투자하려던 것을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액(6000억 원)과 합쳐 7조 원 정도로 수정했다. 또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목표치도 전년 대비 100%에서 90%로 하향 조정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 “노키아 등 경쟁사는 난리”▼

글로벌 전자기업들 대부분 실적 악화

“‘저쪽’은 난리다.”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24일 3분기(7∼9월) 실적발표를 하면서 주요 경쟁회사들의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실제로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휴대전화 등 삼성전자의 주력 품목과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3분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D램 분야에서는 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이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적자 규모가 4500억∼1조 원에 이르는 이들 업체들은 감산(減産)과 공장 폐쇄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LCD에서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대만의 AUO 등 주요 업체의 3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으나 이 분야 1위인 삼성전자의 감소 폭이 제일 작았다.

휴대전화 쪽도 삼성전자는 노키아, 소니에릭손 등과 달리 시장점유율을 3% 가까이 올리면서도 두 자릿수(10.7%)의 영업이익률을 지켜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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