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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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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금 긍정효과 일깨워”
“매우 기쁘게(extremely pleased) 여기고 있습니다.”
최근 방한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칼리드 A 알팔리 수석부총재는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1991년 에쓰오일에 대한 투자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느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이같이 대답했습니다.
▶본보 10일자 B1면 참조
아람코는 국영석유회사와 서방의 석유메이저를 통틀어 세계 1위의 석유회사로 한국 정유회사인 에쓰오일의 지분 35%를 보유한 최대 주주입니다.
“투자 결정을 발표했을 때 정유업계에서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습니다. ‘더 큰 합작사업 기회도 많을 텐데 왜 굳이 한국의 작은 정유회사에 관심을 두냐’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죠. 한국의 외환위기 시절에도 비슷한 지적이 있었습니다.”
17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아람코의 에쓰오일에 대한 투자는 외국인 직접투자의 성공 모델로 꼽히고 있습니다. 에쓰오일은 첨단 정유설비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한 결과 국내 정유회사 4곳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좋은 회사로 탈바꿈했습니다.
또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아람코는 국내 원유의 29%, 액화석유가스(LPG)의 24%를 공급해주는 안정적인 ‘채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되는 경제협력사업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람코의 투자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에쓰오일이 현재 진행 중인 울산의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끝나면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시설인 파라자일렌 플랜트를 보유하게 됩니다.
GS그룹과 미국의 셰브론이 지분 50 대 50으로 합작 투자한 GS칼텍스도 성공적인 외국인 투자 사례로 꼽힙니다. 세계 굴지의 석유메이저를 합작 파트너로 둔 덕분에 고유가 상황에서도 원유 수급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단타성 투기’에 치중하는 헤지펀드와 달리 직접 공장을 짓고 고용을 창출하는 외국인 투자의 긍정적 효과가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게 해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차지완 산업부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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