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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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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단골고객 취향 잘 챙기고
③ 수시로 무상수리 서비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프린터 유지보수 업체인 ‘잉크가이’를 운영하는 박정열 씨는 ‘고객관리의 달인’으로 불린다.
고객을 크게 기업고객과 가정고객으로 나눈 뒤 △항상 긴급하게 주문하는 고객 △여유분을 미리 주문하는 고객 △재(再)주문이 없는 고객 등으로 다시 세분했다. 신상 정보와 서비스 내용도 꼼꼼히 기록해 생일을 맞은 우량 고객에게 포스트잇이나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메모리를 선물로 제공하기도 한다.
그 덕분에 2006년 8월 창업한 이후 매월 고객 수가 늘었다. 현재 박 씨는 월평균 1500만 원의 매출에 8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대기업의 마케팅 방식으로 알려졌던 고객관계관리(CRM)가 최근 소규모 창업 분야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고객 혹은 직원과 원활히 소통해야 창업 성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고객의 마음을 훔쳐라
서울 용산구에서 실내환경 개선업체 ‘에코미스트’를 운영하는 배순구 씨는 월 1회 고객을 방문해 천연 방향제를 리필해 주거나 살균, 살충 작업을 해 준다.
전체 고객의 절반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인데 교사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형광등 전구 교체 등 간단한 작업도 어려워하는 것을 발견했다.
7년 동안 건축업에 종사한 배 씨는 이를 보고 월 1회 정기 서비스 외에 수시로 고객을 방문해 무상수리 서비스를 했다.
현재 배 씨는 창업비용 1000만 원을 투자해 월평균 500만∼600만 원의 순수익을 올린다. 장기로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 많은 게 특징이다.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 앞에서 퓨전전통주점 ‘짚동가리쌩주’를 운영하는 이원옥 씨는 한 번 방문한 고객의 특징을 모두 수첩에 적어둔다. 그 덕분에 고객이 두 번째 찾아오면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를 대체로 기억한다.
고객이 말하기 전에 먼저 인사를 건네고 고객의 취향에 맞춰 서비스 안주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단골고객을 늘릴 수 있었다.
○ 사장과 직원의 소통도 중요
‘내부 고객’인 직원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직접 음식을 만들고 고객과 얼굴을 맞대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직원이기 때문에 직원만족은 곧 고객만족으로 이어진다.
경북 칠곡군에서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는 이홍수 씨는 2년 이상 장기 근속한 직원에게 부부 동반으로 제주도 여행을, 3년 이상은 해외여행을 보내준다. 2개월에 한 번꼴로 각 직원에게 수십만 원의 인센티브도 준다.
원할머니보쌈은 인근 10여 곳의 보쌈 및 족발 전문점과 경쟁하고 있지만 매출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퓨전포장마차 ‘피쉬&그릴’을 운영하는 박종애 씨는 직원들 사이에 ‘큰누나’로 통한다. 직원들의 각종 경조사를 직접 챙겨주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점포 3층에 직원 휴식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근속기간이 길어지면서 음식 맛이나 서비스 질이 꾸준히 유지됐다.
직원에 대한 세심한 배려 덕분에 박 씨는 한 번 성공하기도 어려운 창업을 21년간 4번 연속 성공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